
“고객 관점의 솔루션을 제안하고, 적용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강화해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파트너로 발전하고자 합니다. 제조 현장의 변화가 빨라지는 만큼, 고객 요구를 더 빠르게 파악하고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신동진 인아그룹 부회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2030년 중장기 비전으로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을 수립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단일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 현장에 필요한 구동, 제어, 로봇, 시스템, 모니터링 등을 결합, 통합 솔루션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신 부회장은 “단순히 여러 제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공정에 맞는 자동화를 제안하고 필요한 기술 지원까지 연계하겠다는 방향과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아그룹은 업력 40년이 넘은 자동화 전문 기업이다. 1979년 인아기계상사를 시작으로 일본 오리엔탈모터, 닛세이, 마키신코 등 공장 자동화 부품을 취급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1990년에는 오리엔탈모터와 인아오리엔탈모터를 합작 설립했다. 이후 국내 생산 체계 구축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아텍앤코포, 인아엠씨티, 애니모션텍 등 4개 계열사를 둔 현재의 그룹이 됐다. '구동'과 '제어' 분야에서 인아의 제품들이 핵심적으로 사용돼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국내 산업 성장 이면에 인아가 기여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인아의 강점은 축적된 자동화 경험이다. 모터·감속기·제어·시스템에서 로봇으로 연계되는 기술 역량을 쌓아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피지컬 AI', 'AI 팩토리'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신 부회장은 “AI가 판단한 결과가 현장에서 실제 동작으로 이어지려면, 이를 실행하는 정확한 구동과 안정적인 제어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AI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구동·제어 기반과 주변 요소를 통합해 자동화의 물리적 기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최근 힘을 싣고 있는 로봇 사업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인아는 웨이퍼 이송 로봇, 협동로봇에 이어 소형 로봇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경량화된 디자인에 직관적인 제어가 특징인 'KOVR'로, 좁은 공간이나 기존 설비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일손을 구하기 힘든,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인아는 '솔루션' 관점에서 로봇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로봇 단품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고객 공정에서 로봇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모션 컨트롤과 모니터링 등 제어·운영 요소를 함께 적용하려 한다”며 “로봇 자체를 판매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시스템 솔루션을 통해 자동화 공정의 구성과 연계를 지원하는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형 로봇을 준비한 지 채 1년도 안 됐는데 전국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제조 현장에서 느끼는 인력난을 새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아는 로봇이 접근하기 어렵고, 멀리 있는 기술이라는 인식과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고객 접점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전국 7개 지역에서 세미나페어를 진행하며 '모션과 로봇 제어'를 주제로 오프라인 접점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시작한 '로봇 랩(Robot Lab)' 체험과 올해 1월 '인아 로보틱스 랩 데이(INA Robotics Lab Day)' 등을 통해 로봇 체험과 컨설팅을 시작했다.
2월에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코리아'에 참가했으며, 이달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AW2026(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도 다양한 로봇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미 로봇을 통해 자동화를 도입한 기업도 많지만, 사실 아직도 로봇은 모터, 드라이버와 같은 부품 대비 비용, 공간, 운영, 유지보수 등으로 구매 결정이 어려운 제품”이라며 “'맞춤형 로봇 제작이 가능하다' '쉽고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와 같은 특장점을 광고나 SNS를 통해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고객이 실제로 로봇을 보고 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밀접하다 보니 인아그룹은 지난해 불경기 영향을 받았다. AI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급성장했지만 반도체 제조사들은 보수적 투자 기조를 이어갔었고, 전기차 시장이 급랭하며 배터리 업계 한파가 불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들어서면서 HBM 외에도 D램, 낸드플래시 등 일반 메모리까지 품귀 현상이 생기면서 반도체 투자가 살아나 올해는 훈풍과 성장이 예상된다.
신동진 부회장은 “그룹 전반으로는 3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고객 현장의 요구를 먼저 정의한 뒤 그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과 솔루션을 조합해 적용, 운영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그룹 전반에 안착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아그룹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미의 '퍼포먼스 에브리웨어(Performance Everywhere)'를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과 높은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고의 퍼포먼스, 즉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신 부회장은 “특정 제품이나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자동화 니즈가 있는 업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솔루션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제품 라인업과 기술 지원 역량을 연계해 고객의 자동화 도입과 운영을 지원하는 토탈 솔루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