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우리홈쇼핑 정대종 사장(3)

 “회사 이름은 ‘우리홈쇼핑’으로 합시다.”

 2001년 2월 중순, 한강케이블 TV 사장실에서 아이즈홈쇼핑 컨소시엄을 주도하던 이통형 당시 아이즈비전 사장과 F&D 홈쇼핑 컨소시엄 대표인 내가 만나 양대 컨소시엄을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 과정에서 내가 제안한 조건 중 하나다.

 이에 앞서 1월, 신규 홈쇼핑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방송위원회 ‘홈쇼핑 사업자 승인 기준’과 ‘최종 홈쇼핑 사업자 선정 업체 3개’라는 추가 발표가 있은 후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는 신규 홈쇼핑 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회사만해도 열서너 개나 되었다.

 당초 ‘전문’ 홈쇼핑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시장에 떠돌던 선정 기준이 방송위의 발표로 ‘종합’ 홈쇼핑으로 확정되자 패션과 디자인 중심의 전문 홈쇼핑에 중점을 두고 사업 계획을 준비해온 나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초 구상했던 컨소시엄 개념대로 승인 신청을 하기에는 승산이 없어 보였다. 대의 명분과 실리에 맞는 통합 상대를 찾아야겠다는 판단 아래 적당한 상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은 선발 홈쇼핑사가 모두 대기업이어서 사업권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대기업을 빼고 나니 통합 대상은 2개로 줄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지방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아이즈홈쇼핑 컨소시엄이었다.

 2001년 2월 16일, 당시 한강케이블TV 내 방에서 아이즈홈쇼핑을 주도하던 이통형 사장과 진행한 통합 협상이 단 15분 만에 결론을 냈다. 당초 우려한 입장 차이가 단시간 내에 조정이 된 것이다. 마치 두 회사가 서로 별도로 컨소시엄을 진행하다가 합치기로 사전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사천리로 통합 작업이 완료됐다.

 양측의 지분율은 5대5로 초대 대표는 아이즈홈쇼핑측에서 지정한 분으로 하고 상호는 ‘우리홈쇼핑’으로 한다는 등 몇 개의 중요한 사항이 결정되자 양측의 인력이 통합되고 사업 계획서 검토가 공동으로 행해지는 등 발빠른 승인 신청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드디어 2001년 2월 27일 신규 홈쇼핑 사업자 승인 신청 회사 중 첫 번째로 방송위원회에 접수를 완료했다. 2001년 3월 30일, 우리홈쇼핑은 12개의 신규 홈쇼핑 사업자 승인 신청 컨소시엄 중 당당히 방송위의 승인을 받아 탄생했다.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탄생한 회사인 만큼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뒤돌아보면 그 당시 만약 통합이 결렬됐다면 결과는 매우 어두웠을 것이다. 역시 ‘힘은 합쳐야 된다’는 간단한 진리의 실천이 큰 일을 해냈다. 협상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양보해 준 지금의 이통형 우리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 승인 획득 과정에서 고생한 임직원 여러분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daejong@woori.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