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이 보안 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꽤 오래된 일이지만 실제 시장이 만들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만큼 개념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상품화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내 지문인식 업체 가운데 몇몇 업체가 국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는 상품화를 해도 품질에 문제가 없으며 많은 응용 상품이 나오면서 수요를 촉진시켰기 때문이다. 지문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슈프리마(대표 이재원 http://www.suprema.co.kr)는 지문인식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낸 전문 업체다. 슈프리마는 2000년 5월 설립된 후 지금껏 꾸준하게 지문인식 솔루션에 대한 외길만을 파고 있다. 슈프리마의 개발 영역은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닌 지문인식 알고리듬 기술, 센서 응용 및 신호처리 기술, 하드웨어 설계 기술, 소프트웨어 통합 기술, PC 보안 및 온라인 지문인증 기술 등이다.
슈프리마의 이런 솔루션에 대한 고집은 재작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지문인식 콘테스트 FVC2002(Fingerprint Verification Competition 2002)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이 행사에 참가한 전체 48개 팀 중 3위, 아시아권 참가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때 참가업체들의 평균 오차율이 6∼9%인 것을 감안하면 슈프리마의 2.5% 오차율은 세계적인 수준의 정확도인 셈이다.
이후 슈프리마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적인 개발을 통해 현재 0.5%의 오차율을 이뤄냈다. 이 오차율은 작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기업 바이오스크립트보다 낮은 수치다.
이러한 슈프리마의 기술력은 뛰어난 기술인력에서 나온다. 아직 전체 직원 12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이 가운데 7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슈프리마를 이끌고 있는 이재원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석박사를 받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 후 삼성전자 기술연구원에서 모바일시스템 센서 연구를 담당했던 촉망 받는 인재이다. 개발인력 7명 중 4명이 박사 출신이며 2명이 석사 출신 기술 인력이라는 것도 슈프리마의 자랑이다.
지난해는 약 100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거뒀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95%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응용과학 및 엔지니어링 전문 기관인 EAT(Elsevier Advanced Technology) 보고서에 따르면 생체인식산업은 1998년부터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 2000년 2억달러와 2000년 7억4400만달러에 이어 2003년에는 15억달러의 시장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예상에 따라 슈프리마는 올해 세계적인 지문인식업체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도약의 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예상 수출액을 최소 500만달러로 잡고 있다.
◆ 인터뷰 - 이재원 사장
“사업의 초점을 해외에 맞춘 이유는 아직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지문인식 제품의 활용도가 더 높기 때문입니다.”
이재원 사장은 해외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실제 국내 보안업계에서 가시적인 해외 성과를 내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올해 슈프리마가 거둔 100만달러면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금액이다.
슈프리마의 지문인식 솔루션이 세계시장에서 통한 이유에 대해 이재원 사장은 “PC 및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지문인식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저가의 하드웨어에서도 빠른 작동이 가능하며 다양한 센서를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세 가지 이유를 든다.
이 사장은 “미국 등 여러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그러한 해외시장 노하우로 국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우리는 지문인식 전 분야에 걸쳐 확장 가능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제품에도 지문인식을 쉽게 적용시킬 수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원 사장은 앞으로도 이러한 강점을 살려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며 국내 시장은 고성능 저가 제품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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