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제조업 육성만이 살길이다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해 정치, 사회 등 각 분야가 양 극단으로 치우치는 양상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의 경제도 양극화 양상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동시에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대외적으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11월 말 현재 134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1500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대내적으로는 2.9%의 저성장, 실질실업자 170만명의 고실업 그리고 내수시장의 악화가 이어졌다.

 수출 호조가 막바로 내수시장으로 연결돼 경제가 활성화되던 것이 이제까지 우리 경제의 정형화된 패턴이었다. 그런데 해외 여건이 이처럼 좋은 데도 우리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먼저 수출 주력산업이 대기업의 반도체, 통신기기 등 일부 품목에 한정돼 중소기업이나 여타 산업으로의 확산이 더디다는 것이다.

 산업별 양극화는 기업실적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 하반기 IT 및 수출용 제품 부문은 각각 18.6%와 13.4%씩 생산이 늘었으나 비IT와 내수용 제품 부문은 오히려 0.5%, 1.4%씩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체 10개 중 4개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제조업 공장의 해외이전 가속화로 고용 없는 성장이 확대되면서 일자리 창출도 안되고 내수경기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고용한 중국인 근로자 수가 이미 60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가 있다. 이들 기업이 국내에 남아 있었다면 일자리 창출, 소비 확대, 투자촉진의 선순환 고리가 이어져 국내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 수출 신장의 호재를 어떻게 국내 경제 활성화로 연계시킬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수출산업의 내수산업으로의 파급, 소비와 투자확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제조업을 육성해야 한다. 한 여론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업체 중 75%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거나 옮길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해외로 떠나는 이유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노사분규, 그리고 비용절감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독일은 1992년 삼성전관을 유치하면서 800명 고용조건으로 구 동독의 대표적 전자회사인 WF사를 1마르크에 불하한 바 있다. 중국도 포동지구 공장부지를 평당 월 10달러에 임대하고 원포인트 행정서비스로 회사 설립을 10일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이처럼 적극적으로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법인세 등 각종 세금 인하, 원포인트 행정서비스 등 각종 규제 완화, 산업단지의 무료 및 저가 임대 추진 그리고 노동 유연성 제고 등을 통해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를 촉진시켜 해외이전을 막아야 한다.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은 기업의 설비투자에 달려 있다. 우리가 21세기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해 튼튼한 제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 남궁석 민주당 국회의원 arira@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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