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CRT 업계 구조조정 바람

소니·마쓰시타·도시바 일부 공장 폐쇄

 세계 브라운관(CRT) 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한 공장을 잇달아 폐쇄하는 등 공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일본 CRT업체들이 내년 일본에 위치한 TV용(CPT) 공장을 속속 폐쇄키로 발표한 데 이어 LG필립스디스플레이도 지난 2일 독일 아첸에 위치한 CPT공장과 영국 시몬스톤의 유리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CRT업체들은 이에 앞서 지난 99년 NEC가 처음으로 모니터용(CDT) 사업을 중단한 이후 소니가 2001년 미국 샌디에이고의 CDT 공장 가동을 멈췄으며, 지난해에는 마쓰시타와 히타치가 역시 CDT사업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대만의 일부 생산라인을 정리하고 최근에는 영국 웨일스의 CDT 라인을 폐쇄키로 한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내년 중반에 아첸공장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이 공장은 지난 1954에 가동돼 현재까지 6800만개의 브라운관을 생산한 유서 깊은 공장이며 시몬스톤 공장은 지난 60년부터 가동됐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2개 공장 폐쇄 방침으로 4분기에 3800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을 반영, 올해 이 회사와 관련된 총 지분 평가손은 45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측은 “ LCD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CRT 수요감소가 급격히 진행중에 있어 필립스와 협의해 2개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며 “증자 등의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CRT업계의 구조조정에도 불구, 삼성SDI의 경우 지난 2분기 월 평균 470만대에 이르던 CRT 생산량이 지난 3분기에는 월 평균 530만대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600만대를 돌파하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고 있는 등 CRT업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