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테마도 없었고 관람객도 없었다. 확실한 견인책을 찾지 못하면 제대로 꽃피워 보기도 전에 행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 최근 제주에서 폐막된 제3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2003)를 지켜본 한 참가업체의 푸념이다.
이제 시작하는 초기 행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컸다는 지적이다. 사실 올해 3회째를 맞는다고해도 BCWW는 우여곡절을 겪을 만큼 겪었다. 첫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의 후원으로 화려하게 출발한 행사는 2회 문화부 주최로 문화콘텐츠전시회인 디콘(DICON)과 통합개최됐다가 올해 다시 양 행사가 분리됐다. 이 과정에서 방송물외에도 모바일, 게임 등 콘텐츠 영역의 포함여부를 놓고 관련기관간 이해관계가 대립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방송영상전문전시회로 세번째 행사를 열었지만 그나마 반쪽짜리 행사라는 비난을 면치못했다.
지상파방송 3사 드라마판매를 위한 창구역할은 충실히 수행했으나 케이블TV 등 뉴미디어업계의 관심은 냉담했다. 케이블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는 회원사 4곳의 참여에 그쳤고 주요임원들의 모습은 행사장주변에서 찾기 힘들었다.
일본 방송사들이 일본문화개방을 앞두고 전년에 비해 많은 공을 들여 행사준비에 몰두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단순히 행사의 결과에 그치지않고 장기적으로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뼈아픈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정부는 이 전시회를 아시아 최대, 더 나아가 세계 4대 방송영상 견본시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또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행사주최를 민간에 이양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같은 방침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물론 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있는 BCWW만의 고유한 정체성 찾기가 절실하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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