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 컴퓨팅은 칩이나 스토리지와 같은 저장장치 기술이 발전하는 것처럼 슈퍼컴퓨터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자원을 한 곳에 모아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슈퍼컴퓨터의 생리와도 같기 때문이죠.”
미국 피닉스에서 개최된 SC2003 행사에 참여, 세계 그리드 활용 현황을 어느 곳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준 ‘프라그마(PRAGMA:아태그리드 응용 및 미들웨어 연합체)’의 피터 알츠버거 의장은 SC2003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그리드가 부각된 데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프라그마는 지난해 3월 샌디에이고 UCS 슈퍼컴퓨터센터를 중심으로 출범했으며 같은해 7월 우리나라 KISTI 슈퍼컴퓨터센터가 합류하며 23개 사이트가 포함돼 있다.
프라그마 활동은 샌디에고에 있는 사용자가 대만의 센터를 활용해 연구활동을 진행하는 식이다. 최근 사스 발생시 대만에서 시급히 원인 분석에 나서며 프라그마 인프라를 통해 회원 사이트의 자원을 활용한 것은 대표적 사례이다. 공식 출범한 지는 2년이 채 안됐지만 이미 연구활동에 인프라로 적극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KISTI는 프라그마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원 사이트로 적극 활동하고 있다. 알츠버거 의장은 우리나라 그리드 인프라 구축에 대해 “네트워킹 인프라에 대한 연구나 KISTI의 적극성을 볼 때 세계 어느 나라에 못지 않는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KISTI는 이번 행사에서 프라그마와 함께 HPC 챌린저 콘테스트에도 참여했다.
프라그마 활동은 내년에는 노트북과 같은 컨슈머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D그리드(데스크톱PC그리드)로 확대될 예정이다.
알츠버거 의장은 “현재 그리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데스크톱PC에서도 그리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현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알츠버거 의장은 이밖에 바이오에 집중돼 있는 애플리케이션 응용분야도 확대해 천문·지진 등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응용 범위를 넓혀나가고, 참가 범위를 멕시코와 같은 미국과 태평양 주변국으로 확대하거나 프라그마 회원 사이트간 교환연구 등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인력 양성 노력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닉스(미국)=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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