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킬러 앱을 찾아서

  국내 금융 시장이 현금 및 신용카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존 마그네틱(자기) 카드에서 스마트카드로 바꾸기로 하면서 카드를 새롭게 도입해야 하는 운영사업자인 금융권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다양한 서비스와 고객 편의성, 보안성, 활용성 등의 측면에서 스마트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기존 카드의 가격이 수 백원이었던 비해 스마트카드가 최소한 10배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가치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을 찾기 전에는 어느 금융사업자도 자신있게 카드를 발행하기 어려울 것이며,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도입시기 또한 멀지 않으니 진퇴양난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스마트카드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스마트카드 이외에 각종 단말기(가맹점·CD/ATM 등), 응용소프트웨어, 운영서버 등이 필요해 고객들에게 겉으로 드러난 스마트카드는 사실상 가치체계(value chain)상 가장 낮은 단계에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발행되는 현금카드와 2008년까지 모든 금융카드가 칩카드로 변모하게 된다 할지라도 카드에 담을 서비스가 고객에게 유혹적이지 못하다면 스마트카드를 비롯한 전체 비용에 대한 고민은 쉽게 풀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카드는 자기카드에 비해 방대한 메모리사이즈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다. 즉, 금융권들은 여러 부가서비스를 찾아 시범사업을 계획할 것이며 이런 과정을 반복함에 따라 고객에게 선택받은 서비스만을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여갈 것이다.

 즉 금융권은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를 유기적이고 최적화된 통합 모델을 통해 서비스 질과 수익의 시너지를 찾아야 할 것이고 고객은 서비스의 편리성과 편재성, 활용성을 통해 대접받아야 할 것이다.

 과연 어떠한 킬러 앱들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스마트카드산업에서 성공한 사업부문을 찾아보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교통기관이 도입한 교통카드는 금융사업자를 넘어서 통신사업자가 발행하는 모바일카드의 기본 기능일 정도로 도입규모나 사용고객의 범위, 응용사업 유발효과 등등에서 단연 뛰어난 킬러 앱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지불형태가 신용카드로 제한되어 있어 현금카드처럼 선·직불 형태를 띈 보편적인 카드에 적용하기란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해외 운영 사업자들은 어떤 킬러 앱을 스마트카드에 탑재시키고 있을까. 검토 결과 로열티 서비스가 가장 유력한 킬러 앱이라 할 수 있었다. 로열티 서비스는 기업에게는 고객이탈 방지와 재구매를 유도해주는 사업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에게는 자신의 마일리지를 상품과 교환하거나 사이버머니로 전환하여 다시 구매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운영사업자와 고객이 윈-윈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스마트카드상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단순한 마일리지 서비스를 넘어서 고객관계관리(CRM)까지 이어진다. 고객의 구매 패턴이나 취향, 선호도, 반응도 등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사이클 분석은 기업으로 하여금 고객 이탈 관리와 차별화된 마케팅 구축의 주춧돌로서 교차판매 및 상승판매를 통한 매출증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해외 사례에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공인인증서 기능이 칩 카드의 활성화에 기대할 것으로 본다. 현재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에 연결 가능한 단말기는 무상 혹은 저가에 공급중이며, 그 보급률이 의미있는 숫자로 부각될 때 스마트카드는 인터넷 거래의 주요 인증수단으로 그 꽃을 피울 수 있다. 인증기능을 통한 제휴사업의 활성화는 수익원을 다양화하여 단기적으로는 도입비용을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카드의 수익사업화를 이룰 수 있다.

 대다수 성인이 한 장의 스마트카드를 보유하고 있을 때 과연 어떤 킬러 앱이 고객에 다가설 것인가. 어떤 응용 서비스이든지 금융권과 고객,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산업부문이기를 희망한다.

◆김운 스마트카드연구소 사장 owenkim@smartcard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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