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벤처지원기관 `모럴해저드`

출장비 전용·입주기업에 발전기금 강요 등

 벤처창업을 지원하는 기관과 대학·지자체, 정부산하기관 등이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운영으로 지탄받고 있지만 정작 해당 관련 부처의 관리 및 지도 감독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 데까지 간 모럴해저드=최근 광주 K대학내 창업보육센터 L모 매니저는 대학당국의 무관심 속에 출장비 전용 및 부풀리기 등을 통한 공금 착복 사실이 드러나 직위해제 됐다. 광주 모 대학내 벤처지원센터는 입주기업에게 노골적으로 대학 발전기금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대덕연구단지내 출연연구기관을 지원하고 있는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는 최근 접대성 골프 및 회식을 가진 가운데 한 참석자가 과음으로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사태까지 빚었다.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하는 L연구원은 “연구단지 체육공원에서 중앙 부처공무원들과의 로비성 골프접대 등은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만 운영· 서비스 실종=충남 천안소재 모 벤처지원기관은 테크노파크와 기능이 중복되는 조직을 대폭 확대시켜 비난을 사고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올들어 벤처 창업이 격감하고 있는데도 중소기업지원센터의 인원을 배로 늘린데다 도지사 친척을 본부장으로 앉히고 벤처지원은 거의 없으면서 사무실임대에만 열올리고 있다”며 업계의 불만을 전했다.

 충남테크노파크 입주벤처사의 모 CEO는 “기존 랜서비스를 4Mbps급 통신회사의 서비스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으나 계약기간과 소요시간 등을 들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경우 엑스포과학공원에 벤처들이 입체영상기술 개발용 공동장비로 활용하기 위한 영상 및 음향관련 기기를 요청했으나 본래 목적과 전혀 무관한 엉뚱한 디지털 콘솔을 구매해 비판 받고 있다.

◇대책마련 시급=대덕밸리 벤처기업의 한 사장은 “공무원들의 마인드로는 실효성있는 벤처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자리만 뜨면 그만인 현 시스템을 고쳐 정책집행후의 엄정한 평가와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분권화 추세에 따라 지자체장의 재량권이 강화되면서 중앙정부의 산하단체 감독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재량권은 주되 관리감독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산의 벤처기업 CEO K모씨는 “벤처지원정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공모를 통한 유능한 사람이 기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 조시용 벤처기업국장은 “일부 기관의 모럴 해저드 문제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달 말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BI 매니저들의 자질파악과 함께 감독체계가 부실하거나 실적이 저조한 BI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매니저들에게 전문교육과 해외 연수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직업 윤리의식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국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