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텔레매틱스 서비스 성공여부 이목 집중

비싼 이용료ㆍ콘텐츠 부실 등 걸림돌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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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일까, 미풍일까.’

 국내 자동차시장 70% 이상을 점유한는 현대·기아차가 다음달 중순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돌입함에 따라 성공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젠’이란 브랜드명으로 서비스될 현대·기아차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완성차업체가 비포마켓(차량 출고전 장착)을 본격 겨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단말기와 대규모 자체 서비스센터를 선보이는 등 처음부터 돌풍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미흡으로 자칫 ‘찻잔속 태풍’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강 단말기 장착=현대·기아차는 가장 진화한 텔레매틱스 단말기로 기선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2년에 걸쳐 개발한 ‘모젠’ 단말기는 텔레매틱스 단말기에 휴대폰과 고급AV 기능(라디오, TV, CD 및 MP3 플레이어 등)을 내장한 최첨단 복합단말기다.

 5.8인치의 다소 큰 컬러 LCD 모니터를 장착했으며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현대차 김견 차량정보기획팀장은 “원터치만으로 텔레매틱스는 물론 각종 AV, 무선 인터넷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단말기로는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그동안의 단말기가 8비트급 PC였다면 모젠 단말기는 팬티엄에 비유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50여명의 상담원이 포진할 대규모 서비스센터의 활약도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회원수와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상담원도 늘려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반쪽 콘텐츠’ 아킬레스건=전문가들은 차량의 안정성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서비스센터를 통한 원격점검까지 지원하는 ‘원격진단서비스’는 완성차업체 주도 서비스의 최고 강점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꽃인 ‘차량 원격진단서비스’가 준비 부족으로 2005년께로 미뤘다. 이와함께 △건설교통부, 경찰청 등으로 이원화된 교통정보 수집체계 △200만원이 넘는 단말기 가격 △비싼 통신료 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요타가 콘텐츠의 부실, 비싼 이용료 등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처럼 현대·기아차도 도요타의 궤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측은 “초반 콘텐츠 차별화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도난차량 추적, 에어백전개 자동통보 등 처음으로 시도되는 서비스도 있다”며 “향후 원격진단서비스 등 자동차 메이커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콘텐츠를 빠른 시일에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