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생산 많은 특성에 `안성맞춤`
“이젠 연구실에만 머무를 수 없다. 연구원도 판매하러 다녀야 한다.”
코오롱 중앙기술원 전자재료연구소 박종민 소장은 신규 아이템으로 개발한 LCD 핵심소재의 제품명(온리머 onlymer)을 만들고 제품을 판매하러 세계를 누비고 있다.
또 박 소장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돼 양산을 기다리고 있는 디스플레이용 감광성 필름사업을 새로 생긴 사업부로 넘기게 돼 뿌듯해 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비즈니스 개념을 접합한 연구 및 비즈니스 개발(R&BD: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이 코오롱, 제일모직, SKC, 동진쎄미켐 등 전자재료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R&D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행하고 제품 사용자의 니즈(Needs)를 파악, 연구개발에 반영해 상품이 실용화되기까지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전자재료 산업의 특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
전자재료 산업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에 쓰여 사용자가 한정돼 있는데다가 최초 개발에서 양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많아 연구개발과 마케팅이 쉽지 않다.
제일모직(대표 안복현)은 전자재료사업부 내 응용개발팀을 두고 전자재료 분야의 R&BD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케미컬 부문에서 응용개발센터를 통해 R&BD 개념 확산에 앞장서온 제일모직은 이 센터가 성공적이라고 보고 전자재료 사업 전 분야에 확산시키고 있다.
응용개발팀을 통해 마케팅을 담당하는 전자재료 1, 2사업부와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전자재료연구소를 연결, 삼성전자 등에의 기술지원 업무와 해외시장 개척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SKC(대표 최동일)는 수원의 중앙연구소와 천안의 2차전지 연구소, 울산의 화학부문 연구소에서 R&D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R&BD를 위해 따로 조직을 만들진 않았지만 연구소를 세울 때부터 기술지원과 해외 마케팅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 것.
특히 이 회사는 2000년부터 연구소 내에 창업보육센터를 세우고 미래, 벤처형 아이템인 신소재, 바이오 산업 등에 대해 독자적으로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중소기업인 휘닉스PDE(대표 이하준)도 기술연구소 내 R&D기획부문에서 PDP용 파우더, 나노소재 등의 R&D와는 별도로 국내외 마케팅과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휘닉스PDE의 전기상 전무는 “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분야의 경우 신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R&D와 마케팅의 결합이 필수적이다”며 “연구소의 인력과 기능을 강화해 연구소와 사업부가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