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씁쓸한 `인터넷 1세대 부활`

 얼마 전 인터파크가 ‘인터넷 비즈니스 1세대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인터파크가 LG이숍· CJ몰 등 홈쇼핑 기반 종합 쇼핑몰을 제치고 다시 1위 업체로 부상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주요 순위 사이트에서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방문자수와 트래픽 면에서 시장 수위를 재탈환했다는 것이다. 인터파크의 발표는 전자상거래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정작 문제가 터진 것은 그 다음이었다. 일부 쇼핑몰들이 인터파크가 보도자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시장이나 마케팅에 특별한 변화가 없고, 1년 내내 일정하던 순위가 불과 두 달 사이에 바뀔 수가 없다는 것이 반박의 요지였다. 한마디로 인터파크 1위 부활은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터파크는 발표대로 10월 현재 일방문자와 페이지 뷰에서 1위를 탈환했다. 9월 첫 주를 기점으로 3위였던 인터파크가 1위인 LG이숍을 따라 잡았다. 하지만 이는 방문자와 트래픽이 실제로 늘어서가 아니었다. 인터파크는 공교롭게도 순위 변화가 있기 바로 전인 8월 도메인 시스템을 전면 바꿨다.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티켓파크’와 ‘북파크’ 도메인을 모두 인터파크로 치환 접속할 수 있도록 ‘원 도메인’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의를 제기한 쇼핑몰들은 예컨대 티켓파크와 북파크가 따로 관리하던 방문자 수를 인터파크의 접속자 수로 통합 카운트되도록 해 전체 방문자 수를 올리는 효과를 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트래픽 변화를 보면 인터파크의 방문자 수는 증가했지만 티켓파크와 북파크는 이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경기 불황으로 모든 업종의 기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전자거래 분야의 매출 즉 시장 규모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문제는 이런 외형에 비해 내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쇼핑몰이 등장한 지 8년째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순익 위주의 ‘내실’ 경쟁을 부르짖지만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아직도 외형이나 순위 경쟁에 연연하는 쇼핑몰의 풍토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디지털경제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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