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업체 `천하통일`

삼성전자·LG필립스LCD, 샤프 제치고...

 국내 LCD사업 초창기였던 90년대 중반, 그 당시 삼성전자의 전무였던 AMLCD사업부장 이상완 사장은 디지털(컴팩에 인수된 컴퓨터업체)의 개발책임자가 면전에서 도면을 팽개치는 수모를 받아야 했다. 디지털이 요구했던 11.3인치 LCD 개발 도면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12.1인치 설계도를 개발 책임자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장은 그 당시 주류였던 11.3인치보다는 12.1인치 제품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담보한다고 보고 일본업체들도 투자를 꺼렸던 3세대 라인 투자를 결정했다. 이러한 앞서가는 투자전략이 주효, 98년 삼성전자가 LCD사업을 시작한지 6년만에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들이 LCD사업을 시작한지 11년만에 샤프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1·2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은 중대형 분야에서 1·2위를 다퉈왔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중소형 규모가 큰 샤프에 작년까지 뒤졌다.

 작년 샤프는 내부 매출 포함 4252억엔(4조2520억원)의 LCD부문 매출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내부 매출 포함 4조, LG필립스LCD는 3조5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이상완 사장은 “올해 LCD부문 매출이 6조원에 달해 5조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샤프를 누르고 매출액면으로도 1위에 오를 것”이라며 “내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20만장의 5세대 라인 생산캐파를 상반기부터 가동하게 돼 후발업체들과의 매출 격차를 더 벌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의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으며 4분기에는 업계 최초로 분기별 2조원대의 매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4분기에는 일본업체들의 아성인 휴대폰용 TFT LCD제품에서도 월 300만개 이상을 생산, 세계 최대 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며 “내년에는 TV용 패널분야도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도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이 29억9000만유로(4조원)을 기록, 올해 매출이 5조 7000억∼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TV용 패널에서 줄곧 1위를 달려온 샤프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TV분야까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D램에 이어 이제 LCD부문도 국내업체들의 독주가 시작된 셈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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