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향상ㆍ환경오염 크게 줄여
중대형 하이브리드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완성차업계는 지금까지 소형차 중심으로 개발해온 하이브리드카를 대형 세단이나 스포츠 유티릴티 차량(SUV)에도 적용,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메이커에 따라 약간씩 설계 개념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주행상황에서는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출발 또는 가속 등 큰 힘이 필요할 때는 기존 연료엔진을 작동하는 방식이다. 주행시 전기에너지를 다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는 물론 가솔린 및 경유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어 환경뿐 아니라 연료절약형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중대형차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적용될 경우 중대형차의 약점인 연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하이브리드카 대중화를 크게 앞당길 전망이다.
현재 하이브리드카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메이커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등 가장 앞서 있으며 포드, GM 등 미국 업체들도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선보인 도요타는 지난달 2세대 모델인 ‘뉴 프리우스’를 발표했다. 배기량 1500cc, 리터당 35.5km의 연비를 자랑하는 이 차는 출시 2주만에 1만5000대가 팔렸으며 17일 미국 출시를 앞두고는 사전 예약판매가 1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요타는 내년부터 프리우스에 중대형 엔진을 장착하고 SUV인 ‘RX330’에도 하이브리드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 99년 도요타에 이어 2번째로 하이브리드차(인사이트) 양산라인을 갖춘 혼다는 중대형차에서는 도요타를 추월한다는 전략이다. 내년부터 3000cc 대형 하이브리드카를 시판한다는 계획이며 SUV인 ‘MDX’나 ‘어코드’가 유력한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업체로는 GM이 올해 중형세단 ‘GMC 시에라’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했다. 이 차는 5300cc 8기통 엔진에 1만4000W 전자모터를 하이브리드 옵션으로 채택해 연료효율성을 10∼12% 가량 증대시킨 것이 특징이다.
포드는 내년초 기존 SUV 모델인 ‘이스케이프’를 하이브리드카로 출시한다. 시동을 걸때 전기모터의 힘을, 급정지시 전기 제너레이터를 활용하는 이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시 연료를 50%나 절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5년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FGV-1’을 선보인데 이어 아반떼(99년), 베르나(2000년), 클릭(2002년) 등 소형 모델중심으로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완료했다. 현대차는 향후 싼타페 등 SUV 일부 모델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 실적은 도요타가 4만1000대, 혼다가 1만85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