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론` 정면돌파 승부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칼라일안과 뉴브리지-AIG안 비교 LG그룹이 하나로통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새로운 밑그림을 제시했다. LG의 제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속에서 나온 것이다. 뉴브리지캐피탈과 하나로통신은 LG와 칼라일의 공동투자안은 문제가 많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제 결정은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나게 됐다. 그러나 주총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간에 양측의 타협이 없으면 하나로통신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LG와 칼라일측이 제시한 하나로통신 경영정상화 방안이 뉴브리지측이 제시한 것과 다른 것은 신주 발행가가 3200원에서 3400원으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LG그룹 정일재 부사장은 “하나로통신의 기존 외자유치안보다 투자 금액이 5억달러에서 6.4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외부 차입금 규모도 6억달러에서 7억달러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LG와 칼라일측이 25%씩 동등한 지분을 확보해 하나로통신을 공동으로 경영하게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일재 부사장은 “공동 경영을 통해 하나로통신의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후발사업자간 원활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LG의 기타 통신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그룹측은 자사의 새로운 제안으로 인해 2007년까지 약 1조6000억원의 누적 시너지 효과가 창출 될 것으로 기대했다.
◇쟁점은 뭔가=반대진영에서는 LG와 칼라일측의 제안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LG측의 그림이 ‘겉보기에는 좋지만 내용은 허구적’이라는 비판이다.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털 사장은 “실제 실사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는 LG측이 사주겠다는 등의 이면 계약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올해안에 도래하는 하나로통신의 부채가 3800억원에 이르지만 LG측은 단기 자금에 대해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될까=LG그룹이 제시한 대안에 대해서 21일 주총까지 양측의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서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사 주장의 합리성에 대해서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주총에서 표대결은 어느 한쪽으로 결론이 나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더라도 향후 LG측의 반발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부결되더라도 12월 주총에서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향후 이사회와 주총 등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또 LG측이 승리하더라도 하나로통신 직원과 80%에 이르는 소액주주 등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도 과제다.
정홍식 사장은 “1대주주로서 현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하나로통신 직원과 주주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갈등속에서 힘으로 밀어부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하나로통신, 외자측, LG측의 상한 감정을 누그러 뜨릴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 칼라일 그룹은
칼라일 그룹은 미국의 대표적인 장외 지분투자 펀드로 87년 설립돼 현재 전 세계에 20여개의 펀드를 통해 16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칼라일 그룹이 5월 공개한 한국 투자내역에 따르면 2000년 한미은행(지분율 36.6%)과 머큐리, 2001년 네스디스플레이(지분율 24.9%), 2002년 펄서스테크놀로지에 투자했으며 서울 중심가에 20층짜리 사무용 빌딩인 센추리 타워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이후 86억달러를 투자했으며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도 2억5000만 달러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존메이저 전 영국총리 등 유명 정치인들을 고문으로 영입, 현재는 160여개 기업의 대주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군수업체와 정보통신업계를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명예회장은 프랭크 칼루치 전 미국 국방장관, 회장은 루 거스트너 전 IBM회장, CEO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전 카터대통령 국내정책보좌관 역임)이며 아시아지역은 골드만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를 거친 김병주 아시아지역 회장(40)이 맡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 LG-칼라일 일문일답
―LG가 실제로 투자하는 돈은 2000억원에 불과한 것 아니냐.
▲(정일재 부사장)LG가 3000억원, 칼라일이 4300억원으로 맞춘 것은 지분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데이콤이 보유한 하나로통신 지분은 7.07%로 750억원이다. 그러나 이미 LG가 하나로통신에 많이 투자했다는 점을 이해달라.
(칼라일 김병주 사장)데이콤에 들어가는 돈을 제외하고라도 뉴브리지의 투자금보다 많다.
―주총 부결 뒤의 단기 유동성 해결은.
▲(정홍식사장)하나로통신 외자유치분은 현 외자유치안보다 2개월 늦게 들어온다. 새안을 하나로통신이 수용할 경우 유동성을 지원하겠다. 법정관리, 위기상황에 몰리게 하지는 않겠다. 방치하지 않는다.
―실사는 어떻게 했나.
▲(김병주 칼라일 사장)6개월에 할 것을 1개월간 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단축 실사가 가능했으며 안건이 통과되면 보충 실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ARPU, 비용 등 재무 분야, 데이콤과의 시너지, CAPEX 등 여러 가지에 대해서 실사했다.
―하나로통신과 뉴브리지측이 연말까지 다른 외자와 계약할 수없도록 배타적인 계약을 했다고 알려졌다.
▲(LG고문변호사 김상헌 상무)뉴브리지는 외자유치 부결시에 철수 의사를 밝혔다.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해제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내에 칼라일의 투자가 가능하다.
―주총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정홍식)가봐야 알 것 같다. LG측은 대략 20% 정도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주총 참여율이 60%를 넘지 않으면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 하나로-뉴브리지 일문일답
―LG안에 대한 평가는.
▲(박명무 뉴브리지사장)새로운 게 전혀 없다. 데이콤과의 스와핑 등 하나로통신의 기업가치와 주주이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1대주주라는 이름만으로 강행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종명 하나로부사장)하나로를 살려 유선시장을 정상화하자는 안이 아니라 주식 스와핑으로 데이콤과 하나로를 같이 살리자는 안이다. LG안이 투자금액이 더 많아보이지만 하나로와 데이콤의 부실이 합쳐지므로 오히려 부족하다.
―주총 승인을 위한 진척 상황은.
▲(박사장)공식적인 것은 아니나 삼성전자도 우리 외자유치안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11% 가량을 갖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도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 찬성할 것이다. 하나로통신이 발벗고 나선 소액주주들의 호응도도 기대 이상이라고 본다. 외자유치안 통과를 낙관한다.
(이부사장)그렇다. 어느정도를 확보했는지 밝힐 수는 없으나 자신있는 수치, 예상치 못한 정도를 확보했다.
―주총 부결시 대응책.
▲(박사장)주총승인이 목표다. 불행히도 완전계약까지 끝마친 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먼저 하나로통신에 250만달러의 위약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배타적 협상기한이 올해말이어서 법률적 대응도 고려하겠다. 상당한 수준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부사장)부결시 법정관리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주총에 임하고 있다. 이미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위임장을 확보해 통과를 확신한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방안이 없는 오늘 LG안으로 위임장이 오히려 하나로의 외자유치안으로 몰릴 것이다. 현재 뉴브리지와의 계약조건에 따르면 부결되더라도 칼라일의 실사가 불가능하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