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운드리 업체 "한국 ASiC 업체들 잡아라"

국내 업체서 주문량 소화 못해

 해외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들 간에 국내 휴대폰 및 LCD용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SMIC·후지쯔 등 해외 파운드리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국내에 전담 디자인하우스를 설립, 중소 ASIC 전문업체들을 고객으로 모셔가기 위해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ASIC업체들이 휴대폰과 LCD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량 발주를 내기 시작했으나 삼성전자·하이닉스·동부아남반도체 등 국내 파운드리서비스업체들이 자체 및 고정고객의 물량에 매달려 미처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쯔 반도체사업부는 신생 디자인서비스업체 디자인플러스(대표 심규찬 http://www.designplus4u.com)를 한국내 디자인하우스로 선정하고 0.18미크론(㎛) CMOS 표준 공정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다년간의 양산 경험을 내세워 빠른 시일내 대량 생산이 필요한 중견 ASIC업체들을 주 타깃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이미 10여개사를 고객으로 확보, 일부 업체들은 양산을 시작했다.

 올초부터 중국 SMIC 및 대만 TSMC의 디자인하우스 사업을 시작한 다반테크(http://www.davan.co.kr 대표 박상조)는 지난달로 끝난 2003년도 회계연도에서 SMIC 디자인 용역 매출이 약 3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파이온 등 국내 6개 ASIC업체들과 계약을 맺었으며 이미 2개 업체가 양산에 들어가 당초 매출 목표보다 50% 이상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에는 중국 및 대만에 현지 기술지원을 담당할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내년 회계연도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외에도 TSMC의 공식 디자인하우스인 상화마이크로텍(대표 이길용)과 UMC의 협력업체인 로직캠프(대표 장준호) 등도 국내 ASIC업체들로부터 주문량이 늘면서 전담 영업 및 기술지원 인력을 보강하고 나섰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심규찬 디자인플러스 사장은 “국내 ASIC업체들도 휴대폰과 LCD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량 발주를 낼 수 있는 대형 업체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면서 “반면 국내 파운드리 및 종합반도체(IDM)업체들의 서비스 능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외국 업체들에게는 호기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성 다반테크 SoC사업본부장은 “순수 파운드리업체를 지향하는 중국 및 대만업체들은 다양한 반도체 설계자산(IP)과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는데다 공급가격도 저렴하다”면서 “설계 및 영업 부문에 대한 인력 및 인프라를 확충해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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