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사업법 개정안에 `발끈`

향후 국회 통과 여부 등에 관심 모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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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의원입법 형태로 상정된 ‘전기사업법중개정법률안’에 대해 한국전력공사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국회 통과 여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전은 두건의 개정안 모두가 자신들의 입지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 이번 국정감사가 끝나는대로 법안 소위 심사때부터 해당 의원과 입법조사관들을 상대로 본격 대응에 임한다는 계획 아래 구체적인 반박논리 마련에 한창이다.

 ◇전력원 다원화vs요금체계 붕괴=지난달 25일 한나라당 이근진 의원외 25인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한 전기사업법중개정법률안(의안번호 2678)의 핵심은 ‘분산형 전원 개발’과 ‘구역전기사업 개념 도입’이다. 즉 현재 한전으로 단일화돼 있는 전력의 생산과 분배를 일정 구역별로 분산, 전력사업자를 다원화하자는 얘기다. 이를 통해 전력계통의 안정 및 전력수급의 원활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 등은 ‘법률안 제안이유’에서 “전력원을 분산시켜 발전소 건설의 입지난을 해소하고 송전선로 건설비용 및 송전손실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전기사업의 일종인 ‘구역전기사업 개념’을 신설, 일정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경우 한전 본위의 기존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허가받은 공급구역내에서 직접 전기를 팔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를 구역전기사업자로 의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신문철 한전 영업계획팀장은 “현행 전기요금체제하에서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요금체계는 현재 ‘교차보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도심지 대형건물·주택가 등에는 전력 생산원가보다 높게 책정된 ‘일반용’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여기서 적립된 요금을 갖고 원가에도 못미치는 ‘산업용과 농사용’ 전기요금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신 팀장은 “예컨대 일정 대형건물군 등을 상대로 하는 구역전기사업자가 탄생하면 현행 한전 요금보다 훨씬 싼 전력의 공급이 가능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현행 교차보조 요금체계가 붕괴돼 결국 산업·농사용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력공급 차질vs국민건강 보호=송·변전기 등 각종 전기설비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한 인체보호기준의 신규 규정을 골자로 한 전기사업법중개정법률안(의안번호 2674)을 임태희 의원(한나라당) 외 국회의원 12명이 산자위에 공동 상정한 것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게 한전의 입장이다.

 임 의원 등 해당의원들은 “전기설비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 이에 대한 규정의 흠결로 휴대폰 등 타 기기와 달리 전기설비 전자파 공해는 방치되고 있다”며 “이번 법개정으로 전기설비 전자파에 대한 인체보호기준을 마련해 국민 건강을 적극 보호하려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한전의 주장은 다르다. 한전 건설기술팀 관계자는 “전기설비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 여부 자체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며 “전기시설의 이전과 신설의 제한을 골자로 한 이번 개정안은 자칫 전기설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호도, 결과적으로 전기공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지역이기주의 팽배로 송전철탑 등 각종 전기시설의 설치가 날로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전선 지중화 등에 의한 원가상승으로 전기요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편 대표 발의자인 임태희 의원은 “국감이 끝나는 대로 이달말께부터 이번 개정안을 해당 소위에서 본격 심사, 내달 열릴 본회의에 상정해 회기내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개정안이 국회를 정식 통과하면 내년 1월 1일부로 본격 시행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