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업 기업화…역수출도 활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고 네트워크 장비 판매 흐름 중고 네트워크장비 유통사업이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네트워크통합(NI)업체들이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네트워크장비가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 장비를 찾는 수요도 증가하면서 중고 장비 유통사업이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유통사업은 남이 쓰다 내놓은 장비를 매매하는 ‘구멍가게’식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최근 업체들이 해외업체와의 제휴, 기술인력 보강, 해외 지사 설립 등을 통해 기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멍가게식 유통은 옛말=넷월드코리아(대표 김욱)는 전세계 10여개국에 유통망을 갖춘 미국 중고 네트워크장비유통업체 NHR와 제휴, 해외 중고 장비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중고 유통시장은 매물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기가 쉽지않았으나 넷월드는 NHR와의 제휴를 통해 웬만한 제품은 1∼2주내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유통체제를 갖췄다.
또한 넷월드는 중고 장비 구매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사후 관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가 발생한 제품을 교환해주는 RMA(Return Material Authorization) 서비스를 1년간 보장하고 있다. 시스몰(대표 조택종)은 이달초에 일본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내년에는 홍콩과 중국 등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시스몰은 이를 통해 내년까지 글로벌비즈니스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수출전선에도 동참=서플러스글로벌(대표 김정웅)은 국내에서 유휴화된 외산 장비를 해외에 역수출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서플러스는 지난해 2만포트 규모의 다이얼업 모뎀 장비를 미국에 수출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만1640회선 규모의 다이얼업 장비를 미국과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했다. 올 상반기에만 200만달러 규모의 중고 장비 수출 실적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총 400만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시스몰도 올 상반기에만 유럽과 미국 등 50여 곳의 해외 업체를 통해 중고 장비를 공급해 100만달러 수출 실적을 거두는 등 중고 장비유통사업이 새로운 수출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사이트도 속속 오픈=유통시장에서 중고 네트워크장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온라인에서도 중고 장비 유통사이트가 늘고 있다. 실제로 검색사이트에서 ‘중고 네트워크장비’를 검색해보면 기본적으로 수십여개의 관련 사이트가 검색된다. 현재 이들 사이트는 네트워크장비뿐 아니라 서버, 컴퓨터 등 IT장비를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네트워크장비만을 다루는 사이트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고객 확보를 위해 온라인 유통서비스를 겸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을 통해 중고 네트워크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
◇부작용도 늘어나=중고장비업체 A사 사장은 최근 고객으로부터 난데없는 항의를 받았다. ‘신규 장비를 판매해놓고 왜 중고장비로 교환을 해주냐’는 항의였다. A사에게서 중고장비를 매입한 소규모 유통업체가 이를 최종 소비자에게 신규 장비라고 속여서 판매한데서 비롯된 문제였다.
이처럼 중고 장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 차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실상 소비자들이 중고 장비의 실제 사용기간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만큼 단순히 싼 제품만 찾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고 장비 구매시 무조건 가격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제품 성능에 이상은 없는지, 사후 기술지원서비스가 가능한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보고 제품을 구매할 것을 주문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