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PC규격 시대 흐름 못따라간다

 하반기 행정전산망 PC입찰이 다음달 5일로 다가온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행망PC 규격이 시대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 12일 데스크톱 35만2000대, 노트북 3만6000대 규모의 하반기 행망PC 입찰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행망PC입찰은 규모면에서 지난해 하반기 행망PC물량(약 17만대)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 침체된 PC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로 설정한 하반기 행망PC 규격 일부가 민수시장과 동떨어진 규격을 고집하고 있어 예산낭비와 행정서비스 개선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행자부는 이번 하반기 행망PC입찰에 신형 펜티엄M칩을 채택한 센트리노 노트북 1만4000대를 발주하면서 보안문제를 들어 무선랜 기능을 제거하도록 요구했다. 결국 조달청은 일반 펜티엄4 노트북보다 대당 20만∼30만원이 비싼 센트리노 노트북기종을 구매하고도 센트리노의 최대 장점인 무선랜 모듈을 뺀 반쪽짜리 제품을 관공서에 공급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의 한 관계자는 “노트북에서 무선랜기능을 제외한 것은 무선AP를 사용할 경우 국가정보유출 가능성을 우려한 일부 정부부처 의견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며 “관공서도 모바일 컴퓨팅환경으로 전환해 행정서비스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은 무선랜의 보안성을 담보할 기반시설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밟혔다.

 민수시장에서 이미 도태되고 있는 3.5인치 FDD를 모든 행망용 데스크톱PC의 표준사양으로 고수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행자부는 관공서에서 아직 3.5인치 디스켓에 정보를 저장하는 비율이 높아 FDD를 꼭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최근 PC환경에서 사용이 급증하는 메모리카드와 호환성을 원천 배제한 것은 시장흐름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행망입찰에 참여한 PC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PC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정부가 지정한 행망PC 사양이 시대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민수시장에서 통용되는 스펙을 관공서가 자유롭게 골라서 쓰는 편이 예산낭비를 줄이고 행정서비스를 개선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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