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용 슬림PC시장 격전 예고

행정자치부가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하반기 행망용 슬림PC 조달규격을 부피 14리터 이하 제품으로까지 완화,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모든 PC업체들이 수주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행자부는 지난달초 행망용 슬림PC 규격을 12리터 이하로 정할 방침이라고 PC업계에 통고했으나 일부 PC업체의 반발을 의식해 관련규격을 14리터 이하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소 슬림모델의 용적이 11리터 남짓한 삼보컴퓨터와 리터GIBM의 경우 12리터 기준안이 확정될 경우 행망용 슬림PC 수요를 독식한다는 꿈에 부풀었으나 결국 12리터를 넘는 쪽으로 완화되자 ‘무늬만 슬림PC’까지 행망규격에 포함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주컴퓨터, 여타 중소업체들은 자사 슬림PC가 정부 기준사양을 초과해 행망PC 입찰에 참여도 못할 위기상황을 넘기자 정부의 결정을 반기면서 입찰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행자부의 12리터 기준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삼성전자는 자사 최슬림PC인 MZ시리즈가 15.1리터인 점을 감안해 단종한 MF10시리즈(13.9리터)를 다시 생산해서 행망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현주컴퓨터도 새로 출시한 아이프렌드S1(12.7리터)을 내세워 관공서의 슬림PC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 중소 PC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슬림PC 기준안을 14리터 이하로 결정한 이상 향후 국내 슬림PC시장의 표준사양이 될 것”이라면서 “만약 12리터 기준안이 그대로 정해졌다면 대다수 중소업체가 하반기 행망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행망용 PC 입찰물량의 70%를 차지하는 고급 데스크톱PC 수요가 하반기 슬림PC로 대거 이동함에 따라 행망시장을 겨냥한 PC업계의 슬림모델 개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