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여성벤처협회장 이영남(7·끝 )

국가경쟁력은 기업에서 출발한다. 최근 한국 IT산업의 급성장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본·싱가포르·중국·인도 등의 동남아지역으로부터 종종 관련 산업에 대한 문의와 강연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개인적인 일정을 다소 바꾸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런 자리만큼은 반드시 참석하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한국의 CEO는 자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의 이미지를 세일즈하는 민간외교의 최일선에 서 있는 셈이다.

 올 3월 여성벤처기업협회장에 연임되면서 나는 새삼 어깨가 무거워졌음을 깨달았다. 지난해 월드컵의 함성과 함께 지구촌에 알려진 코리아의 새로운 이미지를 이제 상품으로 확산시켜야 할 때며 이같은 해외진출의 선두야말로 중소기업인의 몫이란 의무감 때문이었다.

 사실 우리 제품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제품의 우수성 못지 않게 높은 국가 브랜드가 필요하다. 마치 메이드인 재팬, 메이드인 USA처럼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도 해당 국가의 이미지에 따라 또 다른 가치값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취약한 중소기업일수록 제품가격은 국가위상과 직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과 국가는 끝까지 함께 협조해가야 할 소중한 파트너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정책도 요구된다. 직접 발로 뛰어가며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 거래를 열었던 경험에 비춰보면 기술개발과 마케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해외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해외시장을 개발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수출과정 및 사후지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후속조치는 물론 기업과 정부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공동전략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는 7월 4일에 발족하는 ‘여성CEO해외마케팅 포럼’은 그 같은 맥락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정보교류 및 해외진출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하는 이 포럼은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 여성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진출과 마케팅 부문에 대한 공동협력과 지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물론 기업의 해외진출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 가능하다면 이해를 넘어선 동화과정까지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국내 1위는 세계 선두기업 대열에 나란히 설 수 있는 잠재력이다. 국내시장 점유율 70%의 이지디지털의 계측기 제조업체 세계 5위권내 진입목표와 그에 따른 피나는 노력들은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라 나는 확신한다.

 국가경쟁력의 차원에서 또 다른 가능성은 한국의 여성인력이다. 우리나라는 고학력에 개인역량이 뛰어난 여성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활용도가 무척 낮은 편이다. 한국여성의 비즈니스 감각, 창의력과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짧은 사회진출과 남성위주의 산업구조는 여성의 힘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시대로 건너뛰기 위한 저력은 여성인력의 개발에 달려있다. 창의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여성기업가들이 등장해야 하며 또 양성돼야 한다. 여성벤처협회장으로 내가 중점을 두고 추진중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하루를 여는 아침햇살 속에서 오늘도 나는 되뇌인다.

 “세계무대의 주역이 되어보자. 영광스런 내일을 향해 다시 한번 힘차게 출발하자. 나는 자랑스런 한국의 기업인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