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독립경영 탄력 붙는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그룹의 SK글로벌 정상화 지원 확약서 제출을 거부키로 결정하는 등 독자적인 경영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번에 구조본이 해체됨으로써 독립경영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물론 구조본이 해체됐다해서 계열분리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측 관계자도 ‘SK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독립기업의 느슨한 네트워크’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최태원 회장을 정점으로 한 SK(주)의 실질적인 지배구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구조본의 해체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서 SK텔레콤을 독립적인 통신기업으로 변모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 회장과 손길승 회장의 이사직 상실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SK텔레콤이 추진해온 신규 사업들의 향배도 상당부분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구조 변화=구조본의 해체로 표문수 사장 친정체제가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표 사장은 전문성을 갖춰 단순 오너와는 다른 면모를 갖춘 CEO로 평가받고 있다. 표 사장의 위상강화와 함께 이사회(각각 6명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역할도 한층 두드러질 전망이다. 사법처리 대상인 손 회장과 최 회장이 이사직을 내놓을 경우 이를 어떤 멤버로 대체할 지가 관심사다.

 SK텔레콤이 그룹의 입김을 벗어나 독립경영으로 나아간다 해도 SK(주)의 지배구조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SK텔레콤이 독립경영의 길을 걷는다는 상징성이 짙다”면서 “향후 SK텔레콤의 독자경영을 위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할 것인지, 그룹이 SK(주)를 지주회사로 바꿀 것인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선 SK텔레콤의 향후 행보가 장기적으로는 민영 KT의 경영(지배)구조쪽으로 갈 수 있다는 다소 성급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KT의 경우 전략적 대주주 없이 지분구조가 분산된 데다 사외이사 9인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SK텔레콤 신규사업 향배=구조본 해체와 그룹의 간섭 배제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당장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은 SK텔레콤의 신규사업들이다.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SK텔레콤은 그동안 다소 무분별하게 추진해온 신규 사업의 교통정리와 조직개편을 위해 컨설팅을 진행중이며, 이달 중 구조조정·투비모델(수종사업전략)·변화관리 등 3대 경영혁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신규 사업 가운데는 신용카드업·무선인터넷사업 등이 주요 개편대상으로 거론된다. 신용카드업의 경우 무엇보다 현재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실기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고, 무선인터넷사업도 투자대비 수익구조에 의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조만간 드러날 SK텔레콤의 경영혁신 계획에 따라 다양한 신규사업들이 큰 폭의 구조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표 사장이 최근 수시로 임원회의를 갖는 것도 새로운 진로모색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내부 소식통은 “신규 사업을 어떻게 교통정리하는 지에 따라 회사 내 경영권 구도도 점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이현덕국장 hd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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