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시장의 차세대 성장엔진인 관리·서비스시장을 잡아라.
컴퓨팅기업들은 향후 성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서버보다 스토리지시장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테라바이트당 가격인하나 하이엔드급 제품에 적용된 기술을 미드레인지 이하 제품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기술적 이슈가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지시장이 서버와 비교할 때 양적 성장 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토리지시장의 양적 팽창은 ‘관리·컨설팅·서비스’와 같은 제2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관련 업체들은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재해복구(DR) 및 비즈니스연속성(BC)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효율적 데이터의 보호와 백업을 위한 데이터 복제와 복구, 재해복구센터의 구축을 통한 무정지서비스 구현,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대한 가용성의 관리,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를 통한 데이터 및 볼륨 관리, 스토리지 리소스에 대한 용량 및 서비스수준관리(SLA) 등이 필수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또 테이프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미러링 및 스냅쇼트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크 기반의 백업 및 복구기능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네트워크영역스토리지(NAS)와 스토리지영역네트워크(SAN) 등 스토리지 네트워킹 솔루션과 가상화 기술에 의한 스토리지 통합관리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드웨어공급업체들이 솔루션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이기종 스토리지 지원도 중요한 기술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스토리지 솔루션시장은 베리타스·레가토시스템스·CA 등 SW전문업체와 EMC를 비롯한 하드웨어업체들의 경합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토리지·컨설팅시장 잠재력 높다=고객의 총소유비용(TCO) 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스토리지 컨설팅 및 서비스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아직 사후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나 컨설팅은 영업에 앞서 무료로 제공되는 ‘프리 세일즈 서비스’ 성격이 짙다. 하지만 스토리지 자원이 급증하고, 이기종 스토리지 사용이 늘어나면서 스토리지 자체의 효율적 관리, 나아가 기업 IT 인프라 정비 차원에서 컨설팅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 이 부문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업의 컴퓨팅 인프라에서 스토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 IT 자원을 스토리지 중심으로 재편·효율화하려는 시도도 주목할 만하다.
스토리지 전문기업 중에서 한국EMC는 올초 스토리지 관리비용 절감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조직을 ‘테크니컬솔루션그룹(TSG)본부’에 통합했다. 영업을 지원하는 엔지니어 조직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조직을 통합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EMC는 스토리지 컨설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EMC는 컨설팅사업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을 전체 매출의 7% 선까지, 유지보수서비스를 포함한 매출은 20%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역시 히타치 본사의 TCO 분석과 절감예측 분석툴인 ‘하이리턴(HiReturn)’을 이용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툴은 가용성·환경요인·유지보수·활용률·스토리지 온 디맨드 등 7가지 항목에 관한 고객의 데이터를 입력해 TCO를 분석하는 것이다. 효성은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하이커맨드 매니지먼트 프레임워크’와 결합해 스토리지 관리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스토리지텍도 솔루션과 별도의 독자적인 컨설팅서비스사업을 위해 지난 3월 글로벌서비스사업부를 발족하고 테이프 장비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진행하던 컨설팅을 디스크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기종 통합관리 지원이 핫이슈=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관리솔루션시장 역시 기대할 만하다. 관리시장은 CA나 베리타스·레가토 등 IT 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솔루션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하드웨어 기업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한국EMC·LG히다찌·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한국후지쯔 등 스토리지 하드웨어 업체는 단순히 시스템을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 TCO를 고려한 컨설팅과 관리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은 관련 솔루션 구비를 위한 전문업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한국EMC는 ‘오토IS’ 전략을, 히타치 계열의 LG히다찌는 히타치 소프트웨어의 ‘JP1’이라는 시스템 관리 솔루션을 내세워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후지쯔의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미국 후지쯔소프텍의 자원관리 소프트웨어인 ‘소프텍 스토리지 매니저’를 국내에 출시한 한국후지쯔도 스토리지 솔루션 영업에 발벗고 나섰다. 티볼리 제품군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스토리지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한국IBM은 최근 야심작인 스토리지 가상화 엔진을 출시했다.
이밖에 스토리지 관리 전문업체인 데이터코어와 팔코스토어가 지난해 말 지사를 설립,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관리시장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차 스토리지 분야의 새로운 기술 주목=테이프와 같은 오프라인 저장장치에 저장돼 있던 데이터를 온라인에서 빠르게 불러내거나 검색할 수 있는 ‘2차 데이터(니어라인·고정데이터)’ 스토리지시장 역시 하드웨어에서 이 같은 기능을 보강해주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계층적 저장장치(HSM:Hierarchical Storage Management)’로 불리는 이 기술은 2차 데이터 스토리지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호출하는 기능에서 나아가 사용빈도가 높은 데이터를 비교적 고급 상위 스토리지에, 사용빈도가 낮은 데이터는 하위 스토리지에 자동적으로 보관해 스토리지 사용의 효율화를 꾀한다.
당초 이 기능은 테이프에 저장된 데이터 중 단기 데이터와 장기 데이터를 구분, 오래된 데이터를 자동으로 테이프로 이전(마이그레이션)해주는 보조기능 정도로 인식됐으나 최근 2차 데이터 스토리지시장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면서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시스템관리솔루션 전문업체인 레가토시스템즈코리아 외에도 에딕·이포텍 등이 관련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레가토시스템즈코리아는 디스크·테이프 저장장치·주크박스 등 여러 개의 스토리지를 다단계로 계층화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솔루션 ‘디스크 익스텐더’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솔텔레콤과 총판계약을 체결해 영업을 펼치고 있다.
테이프드라이브 전문업체인 ADIC코리아도 방송용 아카이빙 제품인 ‘AML2’에 탑재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HSM 솔루션 ‘에이마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이포텍이 지난해 하반기 위즈스톤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아크볼트(ArchVault)’라는 솔루션을 출시했으며 올해부터 영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아크볼트는 온라인 디스크에 있는 데이터를 제2의 디스크나 테이프로 이관하는 것은 물론 이관된 데이터에 대해서도 동일한 접근이 가능토록 한다.
이밖에 2차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한국EMC나 한국스토리지텍·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등도 각사의 제품에 모듈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HSM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박스>기업용 PC백업 시장 부각
지난해 연구소나 대학을 중심으로 공급되던 PC 백업솔루션이 올해 들어 금융권 등 기업분야에까지 급속히 확대 적용되면서 기업용 PC백업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오이네트·클래러스·네오비즈코리아·레가토코리아·한국베리타스 등이 관련 솔루션을 잇따라 출시하고 대형 프로젝트 공략을 위해 전문기업들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스토리지텍·한국IBM·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등 주요 하드웨어업체도 자체 솔루션을 공급하거나 제휴모델을 통해 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PC 백업솔루션은 PC에 클라이언트 모듈을 장착해 PC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일정시간 단위로 자동백업·관리하는 것으로 그동안 대학교나 기업 연구소 등에서 제한된 목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9·11사태와 올초 발생한 ‘웜바이러스’ 사건 이후 기업에 산재돼 있는 PC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권을 비롯한 일반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어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데이터 백업솔루션 전문업체인 지오이네트(대표 전성영 http://www.zoi.net)는 인터넷 저장장치 임대사업인 ‘인터넷개인금고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PC 백업솔루션인 ‘백업마스터’를 출시했으며 올해 2월 프랑스 오픈솔루션사를 현지 판매회사로 확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유럽의 PC 및 서버 제조업체인 패커드벨·NEC·에디슨 등과 번들 제공계약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LG화학기술연구소·르노삼성자동차·한전KDN·국민은행·한국타이어·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평가원·한국행정연구원 등을 ‘백업마스터 3.0’의 고객으로 확보했다.
지오이네트는 외산 제품에 비해 한글화가 잘 돼 있는 데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고객확산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백업마스터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시스템 구조를 보유하고 고객맞춤형 구축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PC백업시장이 초기단계여서 고객들의 고가격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 백업마스터의 고객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올해 100유저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그룹 버전을 새로 출시, 삼보컴퓨터와 공동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이 제품에는 상용데이터베이스모듈이 내장돼 있어 설치와 운영이 편리하다. 지오이네트는 올해 국내에서 30억원, 해외에서 5억원대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네오비즈코리아(대표 김수봉 http://www.neobizkorea.co.kr)는 서버와 스토리지 판매에 주력했으나 PC백업시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금융권·공공·제조업을 중심으로 PC백업솔루션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커넥티드사의 PC백업제품인 ‘데이터프로텍터(DataProtector)’의 국내 총판으로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데이터프로텍터는 HP·EMC·시스코시스템스 등에 설치·운용되면서 세계 PC백업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는 게 네오비즈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특히 네오비즈코리아는 최근 출시한 ‘데이터프로텍터 v7.0’에 e메일 데이터 관리 같은 신기능이 내장돼 빠르게 고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메일 데이터 관리기능은 폭증하는 e메일 및 첨부파일 저장용량에 대응해 저장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다. 네오비즈코리아는 국내 중대형 기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PC백업분야 전문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데이터프로텍터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PC 백업솔루션을 PC보안시스템·문서보안관리시스템 등과 연계함으로써 사용자 중심의 통합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EMC와 같은 하드웨어공급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네오비즈코리아는 단순한 유통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향후 PC백업과 관련한 컨설팅과 기술지원이 가능한 업체를 선정해 유기적인 영업 네트워크를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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