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26일 필자(왼쪽)는 플레너스와 넷마블의 합병을 결정하고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의 김정상 사장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와의 인연이 시작된 이후 또 하나의 숙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플레너스와의 합병 건이었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합병에 관한 문제는 항상 거론되는 화제다.
넷마블도 마찬가지여서 이 문제로 항상 고심했었다. 독자 노선을 걸어 단독 IPO를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플레너스와 100% 합병을 해서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할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다.
그러던 와중에 플레너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합병 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플레너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합병 딜은 무산되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 다음 관심사로 플레너스와 넷마블 양사간의 합병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사업방향을 굳힌 넷마블로서는 결국 합병을 단행할 것이냐 아니냐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온 것이다.
처음 플레너스의 계열사로 들어갈 때의 판단과 동일하게 합병에 관한 고민도 마찬가지였다. 플레너스에는 넷마블이 얻을 수 있는 여러 방면의 엔터테인먼트 자원과 소스가 있고, 넷마블은 이를 인터넷 콘텐츠로 재가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플레너스의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를 넷마블의 인터넷 환경 및 게임서비스에 유기적으로 접목시켜 원소스멀티유스 콘텐츠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몇 차례의 업무 제휴를 통해 확인한 바 있었다.
합병을 결정하기에 앞서 플레너스의 김정상 사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현재 양사의 기업가치를 합하는 것보다 합병 후의 가치가 배가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결국 온오프라인의 통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전시키자는 비전을 세웠다.
2002년 5월 26일, 플레너스와 넷마블은 전격 합병에 합의했다는 발표를 했다. 2001년 12월 플레너스와 피인수 계약을 한 지 만 1년 반 만에 이뤄진 합병발표였다.
합병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가 오가는 가운데, 넷마블이 어느새 부쩍 성장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합병 비율과 조건 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넷마블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나는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됐다.
합병법인 이후에 재탄생하는 플레너스는 크게 오프라인의 영화사업과 온라인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양분된다. 남들은 좋은 결실을 거뒀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넷마블의 성장에 이어 합병될 플레너스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세월동안 많은 결단을 내려왔고 그 중에는 성공한 것도 있었고 실패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첫발을 내딛는 심정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더 발전된 통합법인의 앞날을 위해 나도 본연의 자리인 마케터로 돌아갈 때가 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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