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스타]KIST 윤창노 박사

 “바이오인포매틱스시스템을 생명과학자들이 어떻게 새로운 실험도구로 정착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정보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의 인프라인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에 20여년을 바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컴퓨팅 랩의 윤창노 박사(47).

 윤 박사는 국내 몇 안 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전문가다. 윤 박사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분야는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계산해 시뮬레이션하는 분야다. 아주 생소한 분야지만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이용한 신약개발의 출발점이다. 그의 연구로 모아진 각종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른 연구자들이 신약 타깃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생명과학 연구로부터 생산된 데이터를 통합해 생물학적 경로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컴퓨터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데이터 정보와 소프트웨어시장은 아직 다루기 힘든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잠재적인 시장 가능성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지난 76년 연세대에서 화학을 시작한 윤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현재 연세대 노경태 교수와 아이디알의 김승목·신재민 박사 등 바이오인포매틱스계의 내로라하는 인물들과 한솥 밥을 먹으며 컴퓨터를 이용한 생명공학 연구에 몰두했다. 이후 미국 코넬대에서 연구를 계속한 윤 박사는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 수준을 높이는 데 열정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의 연구팀이 국내 처음으로 2년에 한 번씩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에너지부 주최로 열리는 단백질구조예측대회(CASP)에 참가해 선전했다.

 “이 대회에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시뮬레이션하는 전세계 연구자가 참여합니다. 여기서 몇몇 단백질을 거의 완벽하게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윤 박사는 CASP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하나 하나 설명하며 해외 연구자들의 열띤 경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생명정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질적인 수준 향상도 필요하지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서 실제 사용자가 되는 생명과학자들이 어떻게 대용량 데이터를 관리하고 통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바이오인포매틱스인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아니라 이를 직접 사용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윤 박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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