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청소년보다 성인이 더 심각

 외아들인 30대 초반의 직장인 P씨는 최근 “게임을 원없이 싫증날 때까지 해보고 싶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가출까지 감행했다. 몇 달 동안 여러 게임방을 전전하던 P씨는 생활비가 떨어지자 카드로 대출을 거듭하다 최근에는 카드빚 독촉에 시달리는 상태다.

 50대의 지방 공무원인 K씨는 인터넷에서 만난 젊은 유부녀와 음란한 채팅에 빠진 경우다. 사이버연애에 깊이 빠져든 그는 자식들 앞에서까지 음란사이트를 열어보이고 부인에게 참기 어려운 성적 모멸감을 주는 등 문제를 일으켜 부인의 별거 요구에 직면했다.

 이처럼 성인들의 인터넷중독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과 사회 및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청소년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 1∼4월에 접수된 월평균 140여건의 상담 중 성인의 인터넷중독 상담건수가 30% 정도에 달하고 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의 이수진 박사는 “특히 중독자가 한 가정의 가장인 경우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입힐 수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초래하기 때문에 피해 정도가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청소년과 달리 스스로 혹은 주변에서 상담을 신청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센터 측의 견해다. 특히 성인의 전화상담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성인의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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