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1일 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것을 계기로 현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거나 경제협력활동을 펼칠 예정인 기업들의 주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들어 줄곧 국내 증시를 옥죄어왔던 지정학적 위험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 전반에도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증시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미국 행보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노 대통령과 동행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현지에서 진행될 인텔과의 대한 투자협력 문제 등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SAS)에 향후 3년 동안 5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나노테크 계획’을 공표한 상태여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미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사절단에 구본무 회장이 포함된 LG전자도 이번 한미 경제협력활동을 통해 이동통신단말기 북미수출과 함께 PC 등 정보가전의 현지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중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수요가 빠르게 위축됨에 따라 미국 등 북미 지역을 단말기 전략 수출지역으로 선택한 LG전자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폭넓은 세일즈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미국 방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갖가지 경제외적 불확실성에 놓여있던 기업들 입장에선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의욕적인 사업비전과 투자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키포인트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지만 개별 기업도 긍정적 재료를 기반으로 주가에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휴맥스, 로커스 등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코스닥 간판 벤처기업 대표들의 활약상에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나스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기술주의 얼굴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 기업이 이번 방미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가가 곧 개별 기업의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은 “정상회담의 특성상 기업들의 활약상은 관심권에서 다소 밀려날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기업들의 방미 활동은 향후 전세계 IT산업의 회복 가능성을 1차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국내 증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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