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인터넷 거품이 제거되면서 연쇄도산의 길을 걸었던 닷컴업계에 부활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다. 최근 닷컴기업들의 매출과 순익 등이 동반 상승하고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e베이, 야후, 아마존 등 이른바 ‘닷컴 3인방’으로 불리는 인터넷기업들의 주가가 올들어 일제히 뛰어오르면서 닷컴 회복이냐, 거품 재연이냐 하는 논쟁에 불을 지폈다. 낙관론자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터넷회사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해 인터넷 주식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경매회사 e베이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4억765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나 늘어났다. e베이의 지난해 기업 인수 이익을 제외해도 이 회사 수입은 56% 증가했다.
이같은 인터넷회사의 급성장은 이라크전쟁 등의 여파로 1분기 매출이 감소한 오프라인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견주면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새너제이에 위치한 e베이에 투자하고 있는 벤치마크캐피털의 윌리엄 걸리 심사역(파트너)은 “인터넷 관련 업종은 최근 불황을 모르는 거의 유일한 경제 부문”이라고 꼽았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인터넷회사들이 주가 급등을 뒷받침할 만큼 고속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인터넷 최대 성공사업으로 여겨지는 e베이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베이 주가는 최근 92달러91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말 주가에 비해 37%나 뛰어올랐다. e베이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은 올해 추정순익을 기준으로 할 경우 무려 64배에 달한다.
e베이 시가총액은 이같은 평가 덕분에 현재 298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GM) 등 e베이보다 자산규모가 훨씬 큰 대기업들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수치다.
이같은 인터넷 주가에 대한 관심은 e베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야후도 올해 주가가 51% 상승해 시가총액 15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아마존의 주가도 같은 기간 동안 52% 상승해 시가총액 110억달러로 시어즈로벅보다 비싼 회사가 됐다.
일부 소형 인터넷회사들은 훨씬 큰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애스크지브스의 주가는 올들어 3배나 뛰었으며 온라인 DVD 임대회사 넷플릭스도 같은 기간 2배 이상 올랐다.
최근 인터넷 주가 상승은 지난 3년 동안의 하락 장세를 감안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말 상장 예정인 세일즈포스닷컴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과거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것 중 최근 인터넷 덕분에 가능해진 기술과 사업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모닝스타 데이비드 캐스먼 펀드 분석가는 “인터넷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인터넷회사의 가치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며 “투자자들은 10년 후 지금을 돌아보면서 ‘e베이 주가가 그 땐 정말로 저평가된 주식이었다’고 회고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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