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마크를 따라.’
부품·소재업체들이 신뢰성 인증마크인 R마크 획득에 열심히 매달리고 있다.
“부품·소재 신뢰성 인증제도가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R마크를 따낸 후 사업 시작 4년 만에 전압제어발진기(VCO) 30만대를 세원텔레콤 등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녹록지 않던 대규모 수주계약에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한국단자 이원준 상무는 지난해 VCO 신뢰성을 획득한 후 바뀐 영업환경에 대해 자랑을 늘어놨다. R마크의 약발(?)이 상당히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산업자원부가 부품·소재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신뢰성인증제도(Reliability Mark)를 도입(2001년 4월 1일)한 지 2년을 갓 넘긴 현재 이 제도가 부품·소재산업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제도는 국산품을 선뜻 사용하지 못하는 세트업체의 의구심을 불식시켜 부품·소재업체의 국내외 시장 진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기술표준원 측에 따르면 첫해 24개 업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26개업체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이달 현재까지만 18개에 달한다. 인증품목도 첫해에는 15개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9개로 줄었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17개에 이른다.
R마크 인증을 위해 대기 중인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한국단자(대표 이창원)는 초소형 VCO와 GPS 관련 수신 모듈 신뢰성 인증을 늦어도 상반기 중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올해 SMPS·PLL 모듈 인증절차를 밟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듀플렉서·칩안테나등 2개 품목을 추가로 획득한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도 진동모터 등 미인증 품목에 대한 신뢰성 신청을 준비 중이다.
중요한 것은 ‘R마크’가 중소 부품업체의 기술력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대한 자신감까지 키워주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는 점이다.
씨테크 윤승원 영업이사는 “지난해 6월 중간주파수(IF)용 SAW필터에 대한 신뢰성 인증을 받은 이후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있다”며 “이 같은 자신감에 고주파(RF)용 SAW필터사업에도 과감하게 진출했다”고 밝혔다.
삼홍사(대표 이세용)는 진동기준·소음기준·회전수 등 CD롬용 소형 정밀 모터의 특성 기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신뢰성 검사 기준에 맞도록 시험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품에 대한 보완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이 회사 우성근 부장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친김에 고도기술을 요하는 DVD용 저진동 고RPM 스핀들 모터도 상반기 중 개발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도입기인 만큼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제품의 경우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데도 불구하고 신뢰성 테스트 기간이 1년 이상 걸려 인증을 획득하더라도 이미 구모델이 돼버려 쓸모가 없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업계는 바삐 돌아가는 시장환경에 맞춰 테스트 기간을 2∼3개월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도 “신뢰성 마크제도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기업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특히 국내외 세트업체를 대상으로 이 제도의 장점을 홍보함으로써 R마크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표준원 송주영 사무관은 “현재 신뢰성 인증제도를 개선 중”이라며 “R마크가 국산부품의 수요을 확대하고 불량률·고장률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과의 품질경쟁력 격차를 벌이는 데 한몫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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