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윤인만 AP전자 사장

 “이제 전광판은 대중화된 만큼 판매방식과 광고영업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P전자의 윤인만 사장(41)은 최근 전광판 제조와 광고마케팅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선보여 전광판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국민적 영상매체로 떠오른 옥외 컬러전광판을 사업자들에게 절반 가격으로 제공하는 대신 이들에게 보급된 전광판을 네트워크화해 광고체인망을 구성한다는 것이 윤 사장의 야심이다. 현재 전국에는 106개의 풀컬러 옥외 전광판이 있지만 소유주마다 제각각 광고영업을 하기 때문에 같은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들끼리도 광고내용이 서로 다르다.

 “전광판은 도심지에서 단연 돋보이는 영상매체지만 여타 대중광고에 비해 광고내용의 일관성이 없어 소구력이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그는 국내 전광판 매체의 광고소구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동일하게 운영되는 전광판 수를 늘리기로 결심했다. AP전자는 소유주가 새로운 전광판을 교체할 때 전광판 비용의 50%만 주면 제품설치는 물론 5년 동안 무상 유지보수까지 해주는 조건을 제시했다. 나머지 설치비 50%는 이후 20개월동안 전광판 운영으로 나오는 광고수익금을 나눠서 상환받는다.

 윤 사장은 자신이 운영권이 없는 전국각지의 전광판 운영주를 대상으로도 체인망 구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지방도시 전광판 운영주로부터 활발한 제휴문의가 들어와 전국에 설치된 옥외전광판 수십개를 연결해 한꺼번에 동영상 광고를 뿌리는 윤 사장의 사업모델은 조만간 전광판 시장에 정착할 전망이다.

 그가 전광판제조에서 나아가 광고사업까지 구상한 것은 지난 월드컵을 계기로 전광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데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제가 만든 전광판 앞에서 수십만명이 환호하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월드컵 이후 도약의 계기를 맞은 전광판 산업에 정부가 조금만 더 신경써주길 바랍니다.”

 AP전자는 지난 월드컵때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8대의 LED전광판을 공급해 주가를 올렸고 올해는 미국, 브라질, 중동시장에 100억원 규모의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최근 서울 양재동에 기존 전광판보다 해상도가 3배나 좋은 HDTV급 고해상도 전광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지나치게 엄격한 국내 옥외 광고물 규제 때문에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 동대문에 볼 만한 전광판이 한 대도 없다”며 “월드컵 때 온 국민을 하나로 모은 전광판의 긍정적 측면을 행정당국도 알아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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