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소비위축이 가장 뚜렷할 전망’.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IT경기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요인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경착륙’할 것이며, 회복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IT경기도 4분기경에나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또한 이라크전쟁이 상반기 안에 끝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시기가 더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민간소비 위축. 지난 2월부터 도소매판매액, 내수용 소비재 출하 등 소비 관련 지표들이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소비감소는 기업들의 신규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전세계적 소비위축으로 수출도 줄어 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IT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적인 경기보다 일찍 회복될 것이고, 회복 강도도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내부상황이 생각만큼 녹녹치 않다. 대표 수출종목인 D램 현물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PC경기 회복은 아예 예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침체돼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실적이 양호한 IT주에 대한 ‘매수’ 추천 보고서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주가상승이 경기에 기반한 실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더라도 기업의 적정가치 및 주가는 전반적 경기 및 증시상황과 동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우량 IT주에 대한 매매전략은 ‘단기적’인 것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원은 “단순히 실적에 비해 현 주가가 고평가돼 있느냐, 저평가돼 있느냐에 따라 매매가 결정되는 가격논리가 지배하는 상황이라도 경기가 배제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낙폭이 과도한 우량 IT주들에 대한 매수전략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성격에 따라 IT주 매수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적은 수익이라도 단기간에 이익을 회수하려는 경우에는 IT주 매수도 가능하지만, 고수익을 목표로한 장기 투자자들은 전쟁 진행상황에 따른 경기동향을 주시하면서 투자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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