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임박 이라크戰]정부대책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이라크전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 후 처음으로 맞는 가장 큰 대외여건 격동이다. 때문에 정부 당국은 물론 모든 국민이 긴장 속에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정부로서는 이번 사태의 원활한 대처가 곧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신속하고 빈틈없는 대응을 위해 뜬 눈으로 지새고 있다.

 더욱이 이번 미국-이라크전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볼 때 우리 경제에 기회적인 요인도 공존하기 때문에 유가상승 등에 따른 직접적인 악영향을 최소화하면 새로운 경제도약의 호기로도 이어질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정부는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속한 초기대응=정부는 이라크전쟁 발발 직후 2시간내에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4시간내에 고건 국무총리 주재의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해 △외교·안보 △국민경제 △국민생활 안정 △대테러 △비상대응체제 구축 등 5개 분야별 대책을 점검,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청와대·총리실·각 부처 등을 중심으로 한 ‘3원화 비상체제’를 가동해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경제·산업 대책=정부는 전쟁발발에 따른 경기위축을 막기 위해 재정자금 조기집행을 한층 가속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원활한 재정지출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기획예산처를 중심으로 ‘재정집행 활성화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수시 점검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 사태로 인해 수출 및 해외건설 시장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대책을 마련하고 실물경기 위축에 대비한 특소세·부가세 경감 등의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중동지역 수출기업에 대한 수출보험 담보비율을 100%로 확대하고 수출보험금 지급기한도 현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의 금융지원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또 이라크전이 장기전으로 비화되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를 주도해온 IT수출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판단, 수출지역의 다변화, 수출품목 다양화를 통해 전쟁으로 인한 수출감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수출지역 다변화를 통해 수출지역을 미국·일본에서 중국·동남아로 확대한 데 이어 이번 전쟁을 계기로 동유럽·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지역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수출품목도 종전 휴대폰·LCD에서 디지털TV·무선인터넷·초고속인터넷 등으로 다양화함으로써 이라크전으로 인한 수출감소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단계별 대응책=이라크전 발발과 관련한 정부 대책은 크게 재정경제부 중심의 ‘비상경제대책’과 산업자원부 중심의 ‘석유 수급 및 가격안정대책’으로 나뉜다. 정부는 이 두가지 대책을 조합해 효과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금융, 에너지, 해외건설 및 항공, 수출 및 원자재 등 4개 대책반을 구성해 놓은 상태다. 특히 에너지 대책과 관련해 △야간업소·골프장 등 에너지 소비가 큰 업소의 야간영업 단계적 제한과 차량 강제 10부제 확대(1단계) △정부비축유 방출, 교통세·특소세 인하, 유류 최고가격제 실시(2단계) △전면적인 수급조정명령권 발동과 석유배급제 및 제한 송전(3단계) 등의 단계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전후 대응방안=정부는 전쟁종결 후 복구 및 재건사업 참여 문제 등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무역협회 설문조사에서 수출업체의 대부분이 주요 수출장애 요인으로 꼽은 미-이라크전이 조기에 종료됨으로써 불확실성이 걷혔을 때의 상황에 대비해 전후 복구수요가 큰 IT와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확대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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