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화시장은 `계륵`

 대형 SI업체들의 의료정보화시장 진출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저수익구조’와 ‘수요감소’라는 난제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사업성공은 고사하고 시장질서만 어지럽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의료정보화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던 업체는 LGCNS, 삼성SDS, 대우정보시스템, 한화S&C, 한진정보통신 등 5곳이 넘는다. 여기에 최근 쌍용정보통신과 SK C&C가 가세하면서 공공부문에 이어 의료정보화시장이 SI업계의 새로운 경쟁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문제는 SI사업의 경험을 살려 전체 병원정보화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많은 SI업체들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같은 부분 정보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90%가 하드웨어 비용인 PACS사업의 경우 대표적인 저수익 모델이라는 점에서 SI업체들은 매출액은 늘려도 수익은 내지 못 하는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과당출혈경쟁으로 공멸위기에 처했던 중소 PACS 전문업체들도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SI업체의 참여가 출혈경쟁 심화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두건의 PACS 구축사업을 수주했던 한 대형SI 업체가 병원측이 제시한 예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수주하면서 연초부터 시장이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의료정보화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수요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점도 걱정거리다.

 PACS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한 SI업체 의료정보팀장은 “대형 SI업체들이 수익을 내려면 대형병원을 공략해야 하지만 이미 대형병원의 80% 정도가 PACS를 구축했다”며 “계열병원을 갖지 못한 SI업체는 조만간 수요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SI업체들이 의료정보화시장에서 성공하고 바람직한 시장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IT서비스 전문업체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개별 정보화사업은 전문업체들에 맡기고 대형 SI업체들은 병원정보화 컨설팅부터 IT아웃소싱까지 총 망라하는 큰 틀의 정보화사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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