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벤처캐피털…떠나고 오는 리더들

 벤처캐피털업계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이들 회사들의 CEO들도 심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업계 대표주자로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인규(무한투자), 권성문(KTB네트워크), 서갑수(한국기술투자) 사장 등은 복귀하고 연병선(연앤벤처투자), 정기성(IMM창업투자), 심항섭(테크노캐피탈) 사장 등은 업계를 완전히 떠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국IT벤처투자를 거쳐 연앤벤처투자를 설립했던 연병선 사장도 최근 자신의 지분을 넘기고 벤처캐피털업계를 떠난 상태다. 연앤벤처는 현재 C&L벤처투자로 이름을 바꿔 조명환 사장이 취임했다. 무한과 지오창투 등을 거치며 엔지니어 출신의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IMM창업투자의 정기성 전 사장도 현직을 떠나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지만 테크노캐피탈 심항섭 사장은 상근 회장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선에서 한발 물러섰던 CEO들의 현장 복귀도 눈에 띈다. 이중 가장 극적으로 대표이사에 복귀한 무한투자의 이인규 사장은 얼마전까지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나 회사를 떠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으나 최근 대표이사로 복귀, 경영정상화의 책임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난 가운데 20여개의 투자조합 관리 등을 조율할 수 있는 이 사장의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또 권성문 사장은 백기웅 대표가 회사를 그만둔 데 이어 최근 회사를 대표하던 이영탁 전 회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난달 사실상 국내에 복귀한 상태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복귀 시기가 앞당겨진 셈. 당분간 미국을 오갈 예정이지만 많은 시간 국내에 머물며 KTB네트워크 경영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또 서 사장은 법적으로 창업투자회사 이사직을 수행할 수는 없지만 사실상 한국기술투자 경영의 전면에 복귀했다. 이전부터 직간접적으로 경영을 챙겨온 그는 최근 대규모 감원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전면에 나섰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도 금의환향이라기보다는 어려워진 현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쉽지 않은 시점의 복귀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CEO들의 자리이동이 심한 것은 그만큼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라며 “CEO들 이외에도 회사마다 간판급 임원들의 자리이동도 매우 많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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