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MC "스토리지 명가 회복"

　EMC가 데이터 전송속도와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스토리지 신제품을 발표하고 경쟁사들에 대한 역습을 선언했다

　과거 스토리지 시장의 패자였던 EMC는 최근 수년간 고전해왔으며 특히 하이엔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EMC는 하이엔드 분야의 전략제품인 ‘시메트릭스 800’ 시리즈로는 시장상황을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신제품을 앞세워 정면으로 이를 타개해 나간다는 것.

　4일 한국EMC(대표 정형문)를 포함해 전세계에 공개된 EMC의 히든카드는 ‘시메트릭스 DMX’ 시리즈 3총사(800·1000·2000). 이 제품은 EMC의 이전 제품과 달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매트릭스아키텍처’(DMA:Direct Matrix Architecture)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내부 컴포넌트도 새로운 연결방법(인터커넥트)을 도입, 가격대비 성능을 높였다.

　EMC는 또 6일 일본에서 아태지역을 대상으로 대역폭이나 캐시용량 등 성능구현이 보다 뛰어난 ‘EMC 시메트릭스 DMX2000-P’ ‘EMC 시메트릭스 DMX1000-P’, IBM 등 메인프레임 고객을 겨냥한 ‘시메트릭스 z8000’ 시리즈 등을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정형문 사장은 “새로운 아키텍처로 재무장한 시메트릭스 DMX 시리즈는 최하위 기종인 시메트릭스 DMX800이 경쟁사의 최상위 기종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일 정도로 크게 향상됐다”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어떤 제품인가=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버스와 스위치 방식의 기존 아키텍처가 갖고 있던 단점을 해결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발표된 3개의 새 모델은 모두 DMA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했다.

　이는 스위치와 버스기반 구조를 없앤 것인데 EMC는 DMA 아키텍처에 대해 “보다 낮은 가격에 보다 많은 스토리지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새 시메트릭스 스토리지는 새로운 점대점(point to point) 인터커넥트 기술을 구현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서버와 스토리지는 각각의 전용경로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500MB/s의 성능을 제공해 전체 데이터 대역폭은 64Gb/s로 동급 경쟁사 제품 대비 6배 이상 우월하며, 총 데이터 경로와 메시징 대역폭은 70.4Gb/s을 기록, 경쟁사 대비 4배 이상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한국EMC는 국내 70여개 고객사를 직접 방문, 제품소개를 진행하고 오는 19일에는 600여명의 고객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시장조사기관 IDC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때 스토리지 시장 패자였던 EMC가 고전을 거듭해 현재는 HP·IBM에 뒤진 서열 3위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신제품 발표는 EMC의 매출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터프라이즈스토리지그룹의 수석애널리스트 토니 프리그모어도 “지난 3년간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가 경쟁업체인 HDS에 밀렸다”며 “이번 신제품 발표로 EMC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 전운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경쟁사 대응=히타치, IBM 등 경쟁사들도 EMC의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공세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히타치는 자사의 하이엔드 스토리지인 ‘라이트닝9900V’의 데이터 저장능력을 두배(128TB)로 늘렸다. 이외에도 히타치는 앞으로 하이엔드 스토리지의 연결성을 증대, 초당 2Gb의 최대 64광채널(Fiber Channel) 능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IBM도 최근 자사 제품에 새 스토리지 기술인 ‘블루핀’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 메이커들이 스토리지 시스템 제어시 보통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신기술이다. 또 IBM은 72Gb 하드드라이브를 갖춘 제품도 계획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