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주요 200대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반도체·정보통신 등 정보기술(IT)업종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30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3년도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200대 기업의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28조1548억원)보다 10.2% 늘어난 31조2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전년(27조8502억원)에 비해 1.1% 증가에 그쳤다.
산자부는 이같은 설비투자 규모 증가는 미국 등 세계경제의 회복조짐과 저금리 기조유지, 수출확대, 설비투자 조정압력 증가 등 투자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반적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 이후 IT업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업종별로는 반도체(12.6%), 정보통신(12.2%), 전자부품(23.7%), 가전(1.0%) 등 IT산업이 지속적인 투자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투자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자동차(36.6%), 일반기계(53.2%), 석유화학(12.0%), 에너지(9.9%) 등 올해 감소세를 나타냈던 전통 주력산업의 투자도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통(-12.0%), 조선(-14.1%), 철강(4.4%) 부문의 투자는 감소세로 전환되고 정밀화학(-10.5%) 부문의 투자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유형별로는 신제품 생산 및 기존 설비확장 투자 등 생산투자(-7.5%→9.1%)가 대폭 증가하고 연구개발(R&D)·정보화투자 등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투자의 질적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유지보수, 에너지 등 합리화투자(27.5%→6.9%)의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재원 조달은 내부유보에 의한 재원조달(14.4%→-0.4%)이 내년에는 감소세로 전환되고 비중(79.0%→71.4%)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주식 및 회사채 발행에 의한 직접금융(7.8%→10.8%)과 은행차입 등 간접금융(8.7%→10.5%)의 비중은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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