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1억대씩 버려져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낳고 있는 폐 휴대폰을 회수해 재활용하기 위한 운동이 유엔환경계획(UNEP)과 휴대폰 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한국의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전자, 핀란드 노키아, 미국 모토로라, 독일 지멘스, 일본 NEC 등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9개 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바젤협약 제6차 총회(COP 6)에 참석해 최근 UNEP가 추진하고 있는 ‘폐 휴대폰 회수 및 재활용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UNEP는 앞으로 휴대폰 및 이통 서비스 업체들과 공동으로 최근 전 세계에서 연간 약 1억대씩 버려지고 있는 폐 휴대폰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수리한 후 아프리카 등 후진국 이통 가입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 오는 2005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UNEP는 또 현재 약 3억대로 추산되는 낮잠 자는 휴대폰도 수거해 폐기물 처리업체에 맡겨 백금과 은 등 귀금속을 추출한 후 안전하게 폐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네바에서 개최됐던 ‘COP 6’ 총회는 당초 폐 휴대폰을 포함해 TV, 냉장고 등 18개 전자제품을 뜻하는 ‘e-폐기물(e-Wastes)’의 세부 처리방안 마련을 위해 열렸다. 따라서 이번 모임에서 그 동안 폐기물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휴대폰 업체들을 압박해 UNEP의 폐 휴대폰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도록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BBC방송은 평가했다.
휴대폰 업계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UNEP 클라우스 토퍼 사무총장은 “폐 휴대폰의 친환경적인 처리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휴대폰 제조 업체들이 제품 설계 단계부터 폐 휴대폰 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과 미국에서도 최근 휴대폰 및 이통 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폐 휴대폰을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폰백(Fonebak)’과 ‘도네이트어폰’ 등을 잇달아 발족시키는 폐 휴대폰을 재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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