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간 ‘종이없는 전자무역’ 시대가 개막된다. 또 내년부터는 이 범위가 유럽연합(EU) 전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8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한국무역정보통신·현대자동차 등은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한·독일 전자무역 네트워크 사업회의’에서 그동안 양국 정부와 기업이 전담팀을 통해 진행해온 현대자동차와 보쉬간 ‘종이없는 전자무역’ 테스트를 마무리짓고 이달말부터 전자문서를 통한 실거래를 정식 가동키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내년부터 해당 전자문서(기존 3개)를 금융·물류부문 등 모든 상업문서로 확대하는 방안에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보쉬간 ‘종이없는 전자무역’은 지난 2001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1차 아셈(ASEM) 전자상거래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한·EU간 전자무역 네트워크 사업의 첫 단추다. 한·독간 전자무역 연동은 한·일간에 이어 두번째지만 내년부터는 EU 전지역으로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전체 무역규모에서 일본을 능가하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산자부와 한국무역정보통신은 지난주 브뤼셀 EU집행위원회와의 회동에서도 현재 EU가 추진중인 ‘IST(Information Society Technology)’사업의 일환으로 한·EU간 전자무역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독 양국은 이번 베를린 회의에서 최대 현안인 현대차와 보쉬간의 전자무역 실거래를 위해 그동안 지적됐던 전자문서교환(EDI) 데이터 항목의 불일치 문서를 단일화하고 인보이스·패킹리스트·선적통지 등 3개 문서를 연내 실제 송수신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생산스케줄, 전자 선하증권(BL), 금융관련 문서들도 전자문서화해 내년부터 무역·물류·금융업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전자무역 연동 플랫폼은 한국무역정보통신이 제공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보쉬 외에 지멘스와 국내 거래처(대기업 40개)간 전자무역도 내년 초부터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멘스와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거래처간의 상호 담당자 지정, 통신망 테스트 일정, EDI 대상문서의 범위 등에 합의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해당 부서를 지정하고 양국 산업협력위원회의 정식의제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유럽 최초의 전자무역 실거래 모델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며 “향후 여타 기업으로의 확산을 위해 독일 정부와 전자문서의 인정 등 법률적 검토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독간 합의는 현대자동차의 보쉬 자동차 부품의 구매액이 연간 4000억원에 달하고 보쉬의 주요 거래처가 한국내 30여 대기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 무역분야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금까지 현대차와 보쉬는 팩스로 주문서를 주고 받고 인보이스·패킹리스트 역시 e메일로 교환해왔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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