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 대역 3세대(G) 사업권 허가를 상당기간 연기할 것으로 보여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이동통신 관련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우지촨(Wu Jichuan) 중국 신식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홍콩에서 열린 ‘ITU 텔레콤 아시아 2002’에서 중국은 3세대 사업권 허가시기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3G서비스는 정부가 사업권을 언제 발급하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성숙되는가 여부에 달린 것”이라며 “3세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무선기술이 고도화될 때까지 사업권 발급을 보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들과 현지언론들은 중국이 자체 3G 표준인 TD-SCDMA 방식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3G사업자 선정을 연기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2세대 사업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WCDMA와 cdma2000 방식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는 TD-SCDMA 방식의 기술개발 및 표준화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간벌기 차원에서 사업권 인허가 절차를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이동통신시장을 해외 통신업체에 일방적으로 넘겨주지 않기 위해 독자표준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CDMA를 기반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국내 업체들의 사업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장비업체들은 신흥 통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당분간 2세대 통신서비스에서 3G로의 전이를 유보키로 함에 따라 WCDMA와 cdma2000의 장비 및 단말기 개발속도도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3G사업자 선정 연기는 국내 장비업체들에 상당부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업체들은 중국시장과 관련해 장비수출보다는 단말기수출에 강점이 있다”며 “중국이 3G서비스를 지연시킬수록 2G 단말기 수출기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cdma2000과 WCDMA 시스템의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버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TD-SCDMA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방식으로 유럽의 노키아, 에릭슨 등이 주도하는 WCDMA 방식, 미국의 퀄컴이 주도하는 cdma2000 방식과 함께 IMT2000 표준 중의 하나다. TD-SCDMA 기술개발을 위해 중국내 칩제조업체, 단말기업체, 사업자 등 8개 업체들은 지난 10월 연합체를 구성한 바 있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은 WCDMA방식, 차이나유니콤은 cdma2000,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은 TD-SCDMA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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