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수요의 10% 이상을 점유하는 대기업들이 한전의 독점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화S&C,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7개 업체는 20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화빌딩 대회의실에서 ‘한국부하관리(LA:Load Aggregator)사업 진흥회’의 출범을 위한 창립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진흥회는 앞으로 전력시장 구조개편 과정에서 공식적인 대정부 창구이자 민간차원의 전력거래시장을 활성화하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진흥회에는 지난 7월 에너리관리공단의 LA시범사업자로 등록한 LG산전·한화S&C·일진전기·앳파워·효성·포스코·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하게 되며 초대 회장에는 한화S&C의 이청남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참여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흥회는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전력수요의 10% 이상을 소진하는 대표적인 민간단체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전이 독점해온 전력시장에서 전력거래가 자유화될 경우 자체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LA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전력시장의 민영화에 따라 요금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대 수요처들이 함께 뭉칠 경우 공급자의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전력시장에서 약자였던 민간기업들이 뭉쳐 한전의 전력 독점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진흥회가 출범하면 우선 LA사업자와 한국전력거래소(KPX)간의 전력 직거래를 보장하는 법률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LA사업에서 1∼2년 안에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진흥회 출범이 국내 전력시장 구도변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흥회 출범을 계기로 관련업체들의 LA사업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LG산전(대표 정병철)은 다음달까지 수용가의 부하감시와 원격제어, 정산기능을 지원하는 LA사업자 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해 시장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고 효성(대표 이돈영)은 중공업부문을 중심으로 LA사업에 적합한 열병합발전설비와 전력기자재, 디지털 검침장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한화S&C(대표 이청남)는 한화석유화학 여수공장을 비롯해 계열사의 전력수요를 총괄하는 관리체제를 내년 초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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