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벤처 인력 양성의 중요성

◆김원근 한국생산성본부 벤처인력인큐베이팅센터장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벤처’하면 펀딩을 얼마했고, 주식이 몇 십배, 스타급 CEO가 누구, 스톡옵션으로 누가 몇주 받았는가, 코스닥 등록 가능성 등을 떠올리게했다. 그러나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벤처’는 A게이트, B게이트로 인식되게하더니 요즘에는 수익성 하락, 1세대 퇴진, 글로벌, 수출, 구조조정 등등 새로운 연상 단어들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에야 비로소 기업 매니지먼트에서 사용되고 있는 말들이 오가는 셈이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이제서야 매출을 일으키고 원가관리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운영의 기본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우리 벤처산업은 미국에 비해서 일천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벤처산업은 지난 1950년대부터 태동을 시작해 90년대 이후 정보화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나 굴곡이 없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이에 비해 우리 벤처산업은 미국보다 30여년이나 늦은 1980년대 꿈틀되기 시작했고 90년대 중반 이후 정보분야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다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역기능으로 인해 조정기를 겪고 있다. 산업적,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벤처산업의 육성, 발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벤처산업은 많은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이 펼쳐져 있어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무궁무진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산업은 중소기업 기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분야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이제는 벤처기업들도 제대로 된 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지금까지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개발이 벤처산업의 성장 동력이었다면 이제는 이것들을 팔 시장과 살 고객을 찾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생산성의 논리를 근간으로 원가관리, 조직관리, 인력관리 등과 같은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영관리 기법들을 도입해 기업 틀을 갖춰야 한다.

 요즘 잘나간다는 기업들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우수한 인력을 찾고 있다. 우수 인력 확보를 기업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무제한적인 투자를 통해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인적 의존도가 더 높은 벤처기업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벤처기업들은 인력 때문에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렵게 확보한 우수인력들이 대기업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기업운영의 핵심인력인 마케팅, 조직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소재 기업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최악의 고급인력 취업난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IMF 때 취업이 어려워 석·박사 과정에 진학한 고급인력들이 최근 졸업과 동시에 쏟아져 나와 취업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 전 모 자동차회사의 신입사원 모집에서 400명 정원에 박사가 100여명, 석사가 3000여명 응시한 웃지못할 사례도 나오고 있다.

 벤처기업들의 인력문제는 해당 기업이 혼자 감당하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업계, 학계, 관련 전문기관 등이 유기적인 공조가 필요하다. 즉 체계적으로 인력을 육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사후관리할 수 있는 틀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대기업의 경우, 인력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고 교육투자에 대한 여력이 있지만 벤처기업은 처지가 사뭇 다르다. 조직과 자금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벤처기업들은 기업간, 인력간 정보공유를 통해 규모의 한계에서 오는 갖가지 장애요인들을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클러스터가 부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금전적 보상 등을 내세운 우수 인력 유인책은 한계에 와 있다. 따라서 CEO의 몫은 조직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인, 사회인으로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하는 새로운 벤처문화 형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wkkim@kp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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