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라디오와 TV방송을 하는 위성DAB 서비스를 계획중인 MBCO는 아직 위성도 쏘아올리지 않은 작은 회사다. 위성을 쏘아올리는 내년말 이후에야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시범서비스가 시작된다. 그것도 2000∼3000개의 기지국을 세워야 가능하다. 그러나 260억엔(2600억원)의 자본금을 댄 64개 주주사의 면면은 화려하다. 최대주주인 도시바를 비롯해 마쓰시타, 산요, 미쓰비시, 샤프 등 단말기 업체가 대거 참여했고 닛폰TV네트워크, 아사히방송, 마이니치방송 등 방송사와 도요타 등 자동차회사도 눈에 띈다. 통신사업자들도 투자를 했다. KDDI가 1억엔을 출자한 데 이어 NTT도코모, J폰과도 투자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SK텔레콤은 27억엔(27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의 2대 주주다.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사, 통신서비스사업자, 방송사, 자동차회사가 뒤섞인 MBCO 주주사 명단은 통신방송 융합서비스, 텔레매틱스 등 향후 전개될 통신서비스의 밑그림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통신을 매개로 한 개인대상서비스의 진화에 따라 ‘향후 무엇이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등장할 것인가’에 대한 업체들의 불안감과 치열한 경쟁을 방증한다. 도시바, 카시오, 샤프, 알파인 등이 이동전화단말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음성 서비스의 매력을 점차 잃어가는 통신서비스사업자에도 이동통신과 방송콘텐츠의 결합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 회사 마사히 수에나가 부사장은 “3G 이동통신의 영상서비스는 통신비용이 너무 커 동영상 메일 수준에 그치고 결국 휴대형 TV와 이동전화기가 하나의 단말기로 합쳐지는 통신방송 융합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성시대는 저물고=‘내가 힘들 때 사진을 보내와 힘을 주는 친구가 600만명(J폰)’ ‘길을 모를 때 친구에 전화를 걸어 주변을 찍어 보여준다(NTT도코모)’ 일본 통신사업자의 TV광고 내용이다. i모드와 샤메일의 성공을 경험한 이들에게 음성은 이미 한물간 킬러애플리케이션이다. 2G서비스에서도 관심사는 데이터로 이동한 지 오래다. NTT도코모의 다치가와 게이지 사장은 “2G의 매출하락을 막아주는 것은 바로 데이터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지하철의 독서족은 엄지족으로 변모했고 기자일행을 안내한 재일교포 조창효씨는 도쿄역에서 출발하는 나리타공항행 열차시간을 무선인터넷으로 1분만에 찾아 알려줬다.
일본의 모바일 데이터 시장규모는 이미 83억달러에 이르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호주나 스페인의 두 배 가량이다. 이미 사진메일 전성기를 지나 동영상메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지난해의 3배 이상 늘어난 순이익을 올린 KDDI는 cdma2000 1x로의 적절한 진화와 J폰에 이은 발빠른 사진메일 출시, 15초 동영상을 보내는 무비메일 등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적시에 제공한 점을 평가받고 있다. 포마의 실패와 사진메일의 뒤늦은 출시로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NTT도코모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KDDI 관계자는 “1x 서비스로 ARPU를 NTT도코모보다 높은 1만엔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NTT도코모도 포마의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다케나카 공무점 등 기업현장에서 사용토록 하고 동시통화 기능으로 영어강습에 활용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i샷과 504i로 2G의 데이터 서비스도 강화했다. J폰도 무비 샤메일 서비스로 정체됐던 무선인터넷 가입자수를 다시 끌어올려 전체가입자의 38.4%까지 확보하는 한편 연말부터 3G서비스를 시작, 데이터 매출을 보다 본격화할 태세다. J폰이 3G에 뛰어든다면 내년 일본은 3G 삼국지 시대에 들어선다. 데이터 서비스의 수요를 두고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 그렇다면 이제 제2의 i모드, 제2의 샤메일, 동영상 메일(MMS)을 찾아야 할 때다.
◇차세대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라=위치기반서비스(LBS)는 차세대 킬러 1순위격이다. KDDI 마에데 과장은 “이지내비게이션(EZNavigation)과 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가 자랑거리”라고 소개한다. 지도제공은 기본이고 LBS콘텐츠 가운데 KDDI 이동전화 화면의 캐릭터는 ‘주인’이 회사에 늦게까지 남아있으면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텔레매틱스도 킬러로 꼽힌다. KDDI는 도요타와 ‘G북’을 개발, 이를 제공하는 신형차를 내놓았다. 혼다, 닛산과 제휴해 도로교통정보통신시스템의 강자로 나설 요량인 NTT도코모도 마찬가지다. 7000만대의 자동차 내수시장을 갖추고, 렉서스와 같은 히트작을 만든 자동차 수출강국인 일본에서 텔레매틱스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NTT도코모는 이밖에도 모바일 지불결제와 LBS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J폰도 J나비(Navi)로 지도와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접근은 조금 다르다. “LBS는 3G의 로밍과 연계한 아주 중요한 서비스다. 그러나 매일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아직 우선순위로 두지는 않는다.” J폰 미카 이마무라 이사의 말이다.
모바일 지불결제도 활발하다. NTT도코모는 504i 지불결제 단말기를 출시하고 200대의 코카콜라 자판기를 시범설치했다. 지불시 이동전화 화면의 2D 바코드로 결제한다. 서버에서 과금처리하는 지불의 상한선은 5000엔. 음료수뿐 아니라 표, 지도를 구매하거나 벨소리를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적외선은 보안문제 때문에 지불시 아직 이용하지 않습니다.” 다쿠미 스즈키씨의 설명이다. NTT도코모는 지불은 물론 입금까지 하는 이 자판기를 올해안에 수천 대까지 늘릴 생각이다. KDDI도 도요타파이낸스, JCV 등 4개 카드사와 협력해 내년 3월부터 UIM카드 방식의 모바일 결제서비스(Kei 크레디트)에 들어간다. 적외선방식의 KDDI는 표준화 작업에도 적극적이다. J폰도 스카이체크를 제공하며 신용카드사와의 협력 및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이해시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3G의 성공을 좌우할 킬러애플리케이션 찾기는 무선랜을 매개로 한 유무선통합서비스, 홈오토메이션, 보안인프라, 음악다운로드 서비스 등 전방위적인 대결추세로 치닫고 있다.
<도쿄=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인터뷰-마사히 수에나가 MBCO 부사장
“현재 가장 보편적인 개인휴대단말기는 이동전화입니다. 앞으로 위성DAB 개인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결국 둘은 하나로 합치게 될 것입니다.”
마사히 수에나가 MBCO 부사장은 “3G 휴대폰에서 제공되는 동영상 메일이나 주문형 비디오는 짧은 시간 동안 메시지를 보내거나 하는 정도의 서비스에 그칠 것”이라며 위성DAB와 이동전화가 융합된 서비스의 경쟁력과 상업성을 확신했다.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을 때를 기준으로 단말기 가격은 3만9000엔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임베디드 환경이 구축되면 1만∼2만엔대의 단말기를 부담없이 구매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에나가 부사장은 “상용 서비스 준비는 예정대로 차질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위성체 발사와 기지국 설치를 위한 400억엔의 추가 투자유치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 도요타 등 기존 주주들이 증자때마다 지분율을 유지할 의사를 갖고 있고 NTT도코모, J폰, 혼다, 닛산 등 신규 주주들과의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에나가 부사장은 향후 이동전화단말기를 이용한 모바일 전자상거래 등 양방향 서비스도 제공할 생각이다.
2대주주인 SK텔레콤에 대해서는 “발사될 위성에는 한국 서비스를 위한 ‘한국빔’이 탑재돼 있다”며 “위성 공동소유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며 50 대 50 또는 서비스 지역의 크기별로 2(일본) 대 1(한국)의 소유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J폰 미카 이마무라 상품운영 및 무선인터넷 부문 총괄부장(이사)
“결국 음성서비스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음성과 데이터간 연계성을 강화한 프로모션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쉽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J폰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미카 이마무라 이사는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찾는 최우선의 원칙으로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서비스’를 꼽았다.
그는 LBS 등 새로운 서비스를 고려할 때도 “소비자를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지, 어떻게 친밀한 서비스를 만들 것인지를 먼저 고민한다”며 “어려운 기술을 들이민 NTT도코모의 포마는 그런면에서 실패작”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안에 3G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3G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디바이스, 더 긴 영화, 더 큰 사진, 자바기반의 게임, 국제로밍, 더 값싼 단말기 등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경험에 맞춰 3G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것입니다.”
또한 “유선인터넷과 연결하는 가상 디렉터리를 만들어 유무선 통합을 이룰 것이며 유무선의 통합이 3G 진입의 필요성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마무라 총괄부장은 “이동전화는 컴퓨터 수준까지 다다를 것이며 그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그런 것처럼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수 있는 통로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그때까지 소비자의 경험을 점차 늘려가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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