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 거듭나는 광역시](3)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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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살아야 광주가 산다.’

 민선 3기 광주광역시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박광태 시장(59)이 지난 선거에서 줄기차게 강조한 단어는 ‘경제’였다. 다소 애매하고 진부한 이 말이 실제 표심을 얼마나 움직였는지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지역주민들은 그에게 표로 화답했다.

 “침체된 광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21세기형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무원들이 발상을 전환해야 하고 산업경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이점에 있어서는 경제 관련 부서와 지원부서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3선 국회의원으로 재직기간 내내 산업자원위원회에서만 활동했고 지방선거 출마 전까지 국회 산자위 위원장을 지냈던 박 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그는 또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특화산업인 광산업 유치에도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시장은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광산업과 디자인산업, 첨단·부품산업 등 3대 핵심산업 육성을 공약 실천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지역 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자생적 발전기반을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광산업의 경우 2010년 세계 5대 광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대규모 광산업 집적화단지를 건설하고 오는 2004년부터 추진될 2단계 사업 발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추진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광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단계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 지원을 적극 이끌어 내고 투자의 효율성과 기업의 집적추이 등을 고려,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을 세워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담보력이 약한 광기업체에 원활한 자금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증기관에 특례제도를 운영해주도록 요청하고 50억∼100억원 규모의 광산업투자조합 결성과 광산업기반자금 등 광관련 정책자금도 적기에 지원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광관련 지원기관과 연구소, 대학에서 장비를 구입할 때 지역제품을 사주도록 협조요청하고 미국·유럽·중국 등지에서 해외마케팅 기술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광제품의 단체수의계약 품목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축된 광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각 기관과의 연계 및 지원기능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유치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유치전략 등 다양한 시책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광산업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넓히기 위해 광(빛)에 대한 기초지식을 제공하는 교육교재를 보급하고 빛의과학관 건립사업 등도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또 신소재 부품개발을 위한 첨단소재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증설에도 시 차원에서 적극 지원, 광주를 ‘자동차 및 가전부품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광주과학기술원이 주관하고 있는 디지털 백색가전센터를 확대 설립하고 전남대에 고품질전기전자부품 및 시스템연구센터(RRC), 조선대에 부품산업테크노센터(TIC)를 설립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함께 광주·전남테크노파크 내에 9900㎡ 규모의 테크노뱅크를 설치하고 뱅크 내에 전자·부품혁신센터를 오는 2005년까지 설립해 티타늄·특수합금부품과 의료·산업용 첨단소재부품 개발 지원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자인산업을 집중 육성해 광산업·부품소재산업과 연계 발전시켜 나간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의 디자인 수준은 선진국의 60∼70%에 머무르고 있지만 제조업의 기술투자에 비해 효과가 매우 높아 지금부터 육성한다면 그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력산업인 광산업 등과 연계하고 일본·프랑스 등 선진 디자인센터를 벤치마킹해 디자인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러한 산업 육성책과 함께 최근 지역경제 살리기의 최대 관건인 투자유치 활성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기존 공무원 중심의 투자유치 추진체계에서 과감히 탈피해 경제단체·학계·연구소·투자관계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킨 투자유치위원회와 투자유치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또 외국인들의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기업전용단지’를 조성하는 등 국제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융자조건을 완화하는 자금지원방안도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 광주과학기술원과 전남대, 조선대, 금호생명과학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바이오의약물질산업화사업’을 추진하고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게임 등 정보기술(IT)과 문화기술(CT) 산업 육성책도 실시해 지역에서 벤처기업이 우수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동별로 정보센터를 확대 설치하고 정보화 소외계층인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지역·개인간 정보 격차 해소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역 벤처기업의 수준은 아직 영세한 실정이지만 광산업 등 첨단업종이 꾸준히 신장하고 있는만큼 전망은 매우 밝다고 봅니다. 3대 핵심전략 산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첨단 고부가가치 업종이 성장한다면 취약한 지역경제구조는 머지 않아 튼실하게 바뀌어 살기좋은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광산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이 순조롭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행정력은 물론이고 산·학·연의 결집된 역량과 시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협조와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이같은 역점 사업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무원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정무부시장에 경제관료를 영입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행정과 투자유치 대책도 잇따라 발표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광산업 육성 주무부서인 첨단산업와 기업지원과 등 경제관련 부서를 우대하고 ‘일 못하는 공무원’은 철저히 인사에서 배제시키는 등 다양하면서도 파격적인 경제살리기 처방을 내놔 지역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약력>

 △1943년 전남 완도 출생 △1969년 조선대 법대 졸업 △1998년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졸업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국회 통상산업위 간사)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 △1998년 한·일의원연맹 경제과학기술 위원장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국회 산업자원위원장) △2000년 한국발명진흥회장 △2002년 광주광역시장

◆광주IT산업현황

 광주시가 육성하고 있는 지식정보산업은 크게 정보기술(IT)과 광산업으로 나뉜다.

 현재 광주지역 IT관련 기업은 346개며 이 가운데 벤처기업은143개 업체다. 벤처기업은 전국의 1.4%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시스템통합 등의 업종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광관련 벤처기업도 꾸진히 늘고 있어 비교적 장래가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시에서는 이러한 IT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100억원의 벤처육성자금과 함께 경영안정자금·구조고도화자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두 차례 벤처창업교육을 실시하고 14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벤처창업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또 지난해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된 동구벤처빌딩을 건립중이며 오는 2004년까지 264억원을 투입해 첨단 벤처센터와 벤처기업 장비 및 마케팅 지원 등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벤처창업 촉진을 위해 현재 19개에 달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적극 활용해 우수 벤처기업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전문 컨설팅업체와 투자회사를 중개하는 설명회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 1단계 사업에는 내년까지 정부지원 2353억원을 포함해 모두 4020억원이 투입된다.

 그동안 시는 한국광산업진흥회와 한국광기술원을 설립하고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광통신부품연구센터 등 연구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제광산업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광산업 관련 신규창업과 타 시·도에서 이전한 업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2000년 47개이던 업체수가 지난 9월 말까지 154개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들의 매출액 또한 2000년 1192억원에서 올해 85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는 광산업 1단계 사업 종료시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2004년 이후의 2단계 육성계획을 수립해 정부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광주·전남테크노파크내에 첨단부품·소재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정부지원 317억원 등 5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바이오의약물질산업화센터’도 설립, 내년부터 BT산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안과 과제>

 광주시가 IT 및 광산업 육성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재해 있다. 가장 큰 것은 예산문제다.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 광주시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중앙의 지원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또 아직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유관기관이나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조속한 해결이 숙제다.

 특히 지난해 신설된 광관련 연구기관의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시설 및 장비 구축의 지연으로 아직 이렇다 할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민·관·산·학 등이 망라돼 정부를 설득하고 우수 업체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IT·CT·BT 벤처기업들의 기술개발과 마케팅, 해외시장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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