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컬러프린터의 고해상도화가 급진전되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형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나 소비자가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업계는 실판가의 하락은 소비자에게 득이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전문가들은 소비자가와 실판매가의 지나친 차이는 소비자의 혼란과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만들 소지가 큰 만큼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엡손의 잉크젯프린터 ‘스타일러스 C41UX’ 모델의 경우 지난 7월 출시 당시 소비자가격은 부가세 별도로 15만9000원이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실판매가는 8만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8월 출시된 한국HP의 데스크젯 3420도 출시 당시 소비자가격이 13만5000원이었으나 실판매가는 최근 9만원대로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실제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나 프린터업체들은 소비자가를 여전히 출시 당시 가격으로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가격과 실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에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3개월 만에 소비자가격과 실제 구입가격이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유통업체 혹은 매장끼리의 자율적인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지 본사에서 가격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며 “저렴한 가격에 고사양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돼 소비자는 덕을 보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컬러프린터를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소비가보다 워낙 실판매가가 낮아 싸게 샀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남들도 비슷한 가격에 구입했더라”며 “마치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프린터와 달리 잉크카트리지 등의 소모품 가격은 몇 년이 지나도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프린터가격의 급속한 하락은 유통업체들이 아닌 프린터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판가를 제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면 시장질서를 위해 당연히 소비자가의 재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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