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평가기준 없는 B2B시범사업

 ‘전자산업계가 전자업종의 B2B 시범사업을 통해 얻은 것은 뭡니까.’

 최근 30개 업종별 B2B 시범사업 중 처음으로 3차연도 사업을 모두 완료한 전자업종의 최종 평가회의에서 나온 질문이다.

 사업초기 정보전략계획(ISP) 수립단계부터 고민해왔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담당자는 말을 얼버무렸다고 한다. 항상 사업계획서를 이행하는 데만 급급했지 ‘왜 사업을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문제에 대한 평가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전자업종의 B2B 시범사업이 전자산업계에 가져다 준 결과물은 많지 않다는 평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은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기준이 확립되지 않았기에 발생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매년 명확한 기준없이 형식적인 평가작업에 그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이다.

 이를 침소봉대하면 문제겠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매년 사업의 산출물과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이러한 결과를 예측 못했다는 것 자체는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2차연도 사업계획을 평가받은 업종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사업계획서대로 사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관기관은 거의 없다”며 “명확한 평가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추상적인 사업계획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범사업 수행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비관적인 결론이 먼저 눈앞에 떠오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온 전자업종의 사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29개 업종도 똑같은 결과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개연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물론 누가 나선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시범사업이란 것이 해당산업내 각종 환경의 변화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시범사업을 제대로 평가하는 틀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누가봐도 개개인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사업을 분석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실패할 확률은 조금 줄일 수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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