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닥터 Q&A]인력관리 담당자의 역할

　Q:벤처기업에서 인력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계속 성장하는데 관리체계가 미흡해 인력관리 측면에서 허술한 점이 많습니다. 벤처기업 인력관리 담당자의 역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벤처기업 경영진은 보통 인력관리업무를 소홀히 취급합니다. 기술 중심으로 조직이 생겨나고 인력의 전문성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인력관리 담당자의 임무는 이들 종사자가 걱정없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급여 계산이나 잘하고 사무용품을 제때 조달해주면 그만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심지어 수백 명으로 인력 규모가 성장해도 인력관리 전담자가 없는가 하면 담당자가 있어도 주먹구구식으로 인력을 관리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벤처기업의 인력관리 담당자는 인력관리만 전담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기획·회계 및 자금·총무·홍보 등 경영지원업무를 함께 맡아서 하곤 하는데 주로 회계전문가 출신이 겸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력관리에 대한 전문성의 확보 여부가 경영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도 말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가 없으니 인력관리 담당자를 늘리거나 체계를 정비하는 노력이 비생산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간접부문의 슬림화를 통해 직접부문의 강화를 추구하는 대기업 조직 특성에서 그 유행이 번져온 듯합니다. 대기업은 일정한 관리체계의 기반 위에 슬림화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체계없이 기능을 축소하는 벤처기업과 배경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리인력으로 비전문가인 친인척이나 선후배를 데려다놓곤 하는데 그 결과 회사가 성장하면서 조직과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할 것이 뻔하므로 반드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인력관리 담당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사업 수행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해야 합니다. 주요 사업의 전략을 개발하거나 실행을 위한 자문과 지원을 해야 합니다. 전통적 제조업과 달리 벤처기업은 인적 자원 중심의 조직이므로 인력관리 담당자는 벤처기업 경영의 매우 핵심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둘째, 질 좋은 인사서비스제공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인사 관련 제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학습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얼마 전 제가 근무하는 회사가 인사업무 대행을 하고 있는 모 회사의 경영진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4대 보험 신고를 잘못해서 수천만원의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시정해줬기 때문입니다. 이 한 건으로 그 회사는 연간 업무대행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셋째, 인사전략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주요 인사정책과 전략을 점검하고 인사제도와 이에 따른 필요도구를 개발해 인사분야의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공격진의 대량 투입’ 용병술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1명이 아닌 50명, 100명의 조직에서 축구처럼 감독의 조치가 제한적이지 않은 조건에서도 이런 역동적인 효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전략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관리 담당자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월드컵에서 배운 교훈은 바로 인사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적합한 선수를 선발하고 그들의 역량을 용도에 맞게 극대화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적절히 보상하고 적절히 질책하고 실전에서 임무를 적절히 배분하는 것, 그것은 인력관리 담당자의 몫입니다.

　넷째, 변화주도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특히 벤처기업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조직을 구축한다든지 직무역량 배양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종업원의 대변인이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의 대변인으로서 그들의 친구로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존재여야 합니다.

　<도움말=방호성 다산E&E HRM컨설팅팀장 sparkstar@dasane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