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라이벌 대덕그룹·코리아써키트, 연성PCB `자존심 대결`

 인쇄회로기판(PCB)업계의 영원한 라이벌인 대덕그룹(대덕전자·대덕GDS)과 코리아써키트가 연성PCB시장을 놓고 또 다시 한판승부를 겨룬다.

 코리아써키트가 주도해온 연성PCB시장에 최근 대덕GDS가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

 대덕그룹은 비록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제품 차별화를 통해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대덕GDS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써키트 계열사인 인터플렉스보다 ‘두께는 더 얇고 패턴은 더 미세한 제품’을 양산, 1∼2년 안에 시장을 완전 평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덕은 이를 위해 다각적인 수요대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성PCB시장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코리아써키트의 반응은 의외로 여유롭다. 88년부터 연성PCB사업을 전개해 오면서 내수시장 수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폴더형 연성PCB, 리지드 연성PCB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나름대로 쌓아왔기 때문. 더욱이 삼성전자·LG전자 등 세트업체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코리아써키트측은 이참에 빌드업기판에서 풀지 못한 한을 풀어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첨단공법으로 불리는 빌드업기판시장에 대덕보다 3년 늦게 시장에 진출, 삼성전기·LG전자·대덕그룹이 주도하는 빌드업기판시장에서 역부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올 3월 삼성전자로부터 품질승인을 얻어내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의 전적은 1승씩을 나눠 가진 셈이다. 그러나 대덕측은 연성PCB시장에서의 승부는 지금부터라며 벼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코리아써키트측은 “이 시장에서 만큼은 대덕그룹의 기술과 영업력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빌드업시장에서의 수모를 반드시 갚아주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자존심을 내건 승부의 결과도 그것이지만 양측의 경쟁이 고부가가치 분야인 연성PCB산업의 기술발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더 관심을 보였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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