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프리즘>포르노성 e메일 대책 시급

 ◆벤 화이트 메시지랩 CEO

우리는 보통 e메일 보안이라 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거기에는 업무생산력에 막대한 위협을 가하는 또 다른 적이 있다. 바로 e메일을 통해 유포되는 포르노그라피다. 포르노성 e메일에 의한 업무생산성 저하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도는 시간·인력을 낭비시킬 뿐만 아니라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직원들의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해 효율을 떨어뜨릴 정도로 심각하다.

 포르노성 e메일의 확산은 대개 사무실 자체에서 퍼지는 심각한 문제다. 왜냐하면 종업원들은 금요일 오후에 책상에 앉아 한주간의 중요한 전략적 문서 작성을 끝내는 것보다 나체 사진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이때 e메일은 이런 이미지들을 돌려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된다.

 최근 메시지랩사의 연구소에서는 모든 업무용 e메일의 5% 정도가 포르노성 이미지 파일을 첨부하고 있고 이 파일의 10%가 노골적인 의미를 가진 이미지며, 15% 이상이 약간의 포르노성을 가미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e메일의 90% 이상이 업무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메세지랩의 연구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e메일 포르노 수신율이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이 시간에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해서 편지함을 열어 자신의 친구들에게 포르노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점심시간 이후 한창 업무에 집중할 오후 3시 이전까지는 서서히 e메일 포르노 수신율이 떨어지면서 다시 오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업무에서 벗어나 산만한 꺼리를 찾는 오후 3시에 포르노 이미지 수신율이 최대가 됐다가 퇴근 무렵에는 서서히 그 정도가 떨어진다.

 이런 일련의 양상은 주말을 앞두고 마음이 해이해진 금요일에는 포르노 e메일 수신율이 다른 날에 비해 두 배로 높아지기는 하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그 피해가 크고 작음을 떠나 중요한 것을 오염시키고 방해하는 것이며 ‘위험한 어떤 것’으로 인지되고 있지만 포르노는 바이러스보다 오히려 문제시되고 있지 않다.

 영국 주재의 한 다국적 자동차제조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최근 강력한 규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내용은 2만명의 직원에게 2주 동안 개인 컴퓨터에서 포르노성 자료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해고 하겠다는 위협이었다. 이 회사는 또한 추후에도 주기적으로 포르노성 이미지들이 컴퓨터에 있는지를 불시에 검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완전한 해결책일까.

 필자는 대부분의 종업원이 자율성이 인정되는 회사라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 ‘주기적인 e메일 감청’ 같은 강제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는 포르노와의 전쟁이 확실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외부에 알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종업원들에게 불필요한 거부감을 줬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몇몇 회사에서 아주 효과를 거둔 포르노 필터링시스템 도입을 권하고 싶다.

 기존 포르노성 e메일 방지기술은 주로 URL 차단이나 배경색 분석 등 단순한 텍스트와 색상 분석 정도에 의존해왔고 성공률도 최대 70%에 대부분 20% 내외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한계는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 사진이 ‘더러운 부시 가족(Dirty Bushes)’이라는 e메일 제목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유포된 예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사실 그 사진은 지극히 정상적인 부부 사진일 뿐인데 단지 메일 제목 때문에 많은 시스템에서 포르노성 e메일로 인식돼 사람들이 엉뚱한 기대를 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이 선보인 포르노 이미지 필터링 기술은 휴일 가족의 스냅사진 같은 전혀 해가 없는 보통의 이미지 사진들에서 포르노 이미지를 걸러내거나 심지어는 ‘누드 예술 사진’과 포르노 이미지를 구분하는 경지에 이르렀고, 정확도도 거의 90%에 달한다.

 e메일로 인한 사이버공간의 문제는 점차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고용주들은 서버가 정지되는 것보다 회사 명예가 실추되고 능력있는 종업원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진보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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