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서 중계기까지 전분야 공급 나서
넘지 못할 산으로만 여겨졌던 일본 이동통신장비 시장에 국내 장비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세계 최대 이동통신장비 시장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국내 이동통신장비업체들에는 머나먼 나라로만 여겨졌던 일본이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미국·중국 등과 함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으로 꼽힐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만 높은 기술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NEC·히타치 등 자국 업체들의 강세와 일본 통신사업자들의 폐쇄성 때문에 한국 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웠다. 특히 한번 거래를 맺으면 좀처럼 공급사를 바꾸지 않는 통신사업자들의 관행으로 인해 신규 업체들의 진입은 더더욱 힘든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영우통신·소스텔 등 중소벤처기업들도 잇따라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하며 일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일본 진출은 이동통신망의 근간을 이루는 기지국 시스템에서부터 서비스 대중화의 필수 요건인 중계기에 이르는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또 최근 ADSL·VDSL 등 초고속인터넷 장비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한 만큼 향후 일본의 유무선 통신망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장악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케 하고 있다.
중계기업체인 소스텔(대표 서원석 http://www.sourcetel.co.kr)은 최근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에 인빌딩 중계기 시험물량을 공급, 일본 중계기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현장 시험을 마치면 올해 말께 정식 계약을 통해 20억∼50억원 상당의 중계기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0년부터 일본 KDDI에 중계기를 납품해온 영우통신(대표 우병일 http://www.ywtc.com)은 올 하반기에만 지난해 수출 물량의 2배에 가까운 50억원 상당의 중계기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도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던 영우통신은 KDDI가 하반기에 중계기 설치량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기지국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가 일본 시장 진출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KDDI의 cdma2000 1x EVDO 장비 공급권을 따내 올해 1차분으로만 1억달러 상당의 기지국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KDDI의 경우는 이미 영우통신이 중계기를 공급해 오고 있는 만큼 한국 이통장비가 KDDI통신망의 중심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스텔의 서원석 사장은 “그동안 일본 시장은 그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국 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으로만 인식됐던 게 사실”이라면서 “한번 물꼬가 트인 만큼 앞으로 한국 업체들의 진출이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