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가 판매` 승부수 띄운 E베이 CEO 멕 휘트먼

 e베이가 고정가 판매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판매자가 고정가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 흥정을 할 수 없는 판매방식을 도입한 것. 이 같은 결정은 e베이가 세계 최대의 경매사이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지도 모를 위험한 시도다.

 CEO로서 e베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여장부 멕 휘트먼은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정가 판매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휘트먼은 “기념일이나 휴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편리하고 신속한 구매가 가능한 고정가 판매방식을 원하는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정확하게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알기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녀는 e베이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라는 점에 대해 늘 생각해왔으며 경매는 물건을 고르고 경쟁하는 재미를 주고 시장이 효율적으로 시장가를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휘트먼은 e베이가 많은 사람에게 개인대 개인 경매사이트로 인식돼왔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현재 총거래 금액의 19%가 이미 ‘바이잇나우(Buy It Now)’라는 옵션을 통해 고정가 포맷으로 이뤄진다”며 “사실상 이전부터 부분적인 고정가 판매방식이 도입됐고, 또 네티즌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휘트먼은 “이번 결정에 앞서 ‘보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정가 포맷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면서도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고정가 거래 규모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녀는 단지 휴가철처럼 특정한 시기에 고정가 판매의 비중이 높아지고 특이하거나 진귀한 품목은 지속적으로 경매방식이 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베이는 고정가 판매방식을 이미 지난 3월 유럽 사이트에서 시험해봤으며 반응이 대단했다고 한다.

 휘트먼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아직 e베이 하면 곧바로 경매를 연상하지는 않지만 독일과 영국에서는 e베이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고 자랑한다.

 휘트먼은 앞으로 광고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절대적인 액수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녀는 “심지어 e커머스 전성기에도 광고는 없으면 그만, 있으면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거래가 수익모델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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